미들어스 엔터프라이즈, 아스모디, 커피 스테인 주축
3사 각기 대표 체제…나스닥 스톡홀름에 별도 상장
기사입력 : 2024.04.23 16:20최종수정2024.04.23 16:29
유럽 최대 규모의 게임사로 꼽히던 엠브레이서 그룹이 3개 기업으로 법인을 분리하는 내용의 구조 조정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경영난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투자 유치 실패 등이 겹치며 계열사 간 '각자도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엠브레이서 그룹은 22일(현지시각) "보다 명확한 비전을 갖춘 리더십, 시장 별로 전문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전략을 취하기 위해 법인 분리를 결정했다"며 "당사는 이후 가칭 '미들어스 엔터프라이즈 앤 프렌즈'와 '커피 스테인 앤 프렌즈', '아스모디 그룹'으로 분리해 운영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미들어스 엔터프라이즈 앤 프렌즈가 현재 법인 엠브레이서 그룹으로 존속하는 가운데 아스모디 그룹은 회계연도 기준 올해(4월~2025년 3월) 커피 스테인 앤 프렌즈는 내년(2025년 4월~2026년 3월) 안에 분리를 마치고 각자 스웨덴 증권거래소 '나스닥 스톡홀름'에 상장한다는 방침이다.
본사로 존속하는 미들어스는 현임 라스 빙에포스(Lars Wingefors) 대표가 그대로 대표직을 수행하며 분사되는 두 법인에서도 최대 주주로 남는다. 단 각 회사의 경영은 토마 쾨글레(Thomas Koegler) 아스모디 대표, 안톤 웨스트베르그(Anton Westbergh) 커피 스테인 스튜디 대표가 맡을 예정이다.
엠브레이서 그룹은 2011년 설립된 스웨덴 게임사로 '메트로', '세인츠 로우', '스펠포스', '타이탄 퀘스트' 등으로 유명한 THQ 노르딕의 지주사다. '메트로'와 '세인츠 로우' 등의 판권과 더불어 '데드 아일랜드', '스토커' 시리즈 등의 배급권을 갖고 있는 '딥실버'의 모회사 플레이온 또한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 회사는 2020년도 들어 '보더랜드' 개발사 기어박스, '월드워Z'와 '이블 데드' 게임을 개발한 세이버 인터랙티브와 앞서 언급한 보드게임 전문사 아스모디, '반지의 제왕' IP 보유사 미들어스 엔터프라이즈 등을 연달아 인수하며 프랑스의 유비소프트를 넘어 유럽 최대 게임사로 거듭났다.
특히 미들어스를 인수하기 직전인 2022년 6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 펀드(PIF, Public Investment Fund)에 8.1% 지분을 넘기는 대가로 103억크로나(약 1조3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8월 미들어스 인수를 발표한 시점에 게임사 '타츠진', '트립와이어 인터랙티브', '턱시도 랩스'와 '리미티드 런 게임즈', 노래방 기기 제조사 싱트릭스까지 총 6개 업체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3년 들어 연이은 국제 전쟁, 오프 코로나 등으로 인해 IT 업계 전반에 경기 침체가 닥치자 엠브레이서 역시 위기를 맞았다. 게임 전문지 비디오 게임 크로니클(VGC)에 따르면 엠브레이서 그룹 산하 개발사들은 작년 하반기에만 29개 신작 프로젝트의 개발을 취소했다.
엠브레이서 측은 위기 극복을 위해 사우디로 부터 20억달러(약 2조7500억원)의 추가 투자 유치를 시도했으나 이마저도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난 극복을 위한 선택은 '덩치 줄이기'였다. 이번 법인 분리에 앞서 세이버 인터랙티브가 올 3월 1일, 개인 투자자 컨소시움에 5억달러(약 6900억원)에 매각되는 형태로 분리 독립했다. 같은 달 말에는 기어박스가 미국 대형 게임사 테이크투(T2) 인터랙티브에 4억6000만달러(약 6300억원)에 매각됐다.
라스 빙에포스 엠브레이서 그룹 대표는 "엠브레이서 그룹의 구성원 전체가 지속 가능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보장하기 위한 의무를 수행했다"며 "최고의 게임사가 되기 위한 기회는 여전히 우리 앞에 있으며, 보다 전문화된 분업을 통해 더욱 쉽게 그 기회를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