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은 '코스모스'에서 천문학과 진화론 등 자연 과학의 지식과 철학, 문학, 예술, 신화 등 인문학적 통찰을 융합해 쉬운 글쓰기의 전범을 선보였다. 이 책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한 홍승수 교수는 자신 또한 세이건과 같은 길을 걸으며 '코스모스'의 우주와 생명, 그리고 인류 문명의 기원과 진화를 한데 엮은 스토리텔링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성공 비결을 추출해 설명한 '나의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를 펴냈다.
저자는 "세이건은 거작 '코스모스'를 저술함으로써, 굳게 침묵하던 자연이 입을 열게 해서 스스로 자신의 속사정을 우리에게 들려주게 했던 것입니다. 참 멋져요. 그리하여 '코스모스'가 우주에서의 인류 문명의 현재와 미래를 묻는, 우리네 삶의 근본 문제를 다루는 하나의 고전으로서 스스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나의 코스모스'는 홍승수 교수의 첫 번째 대중 과학서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한국 독자들에게 오기까지의 역사와, '코스모스'의 핵심 내용, '코스모스'의 성공 비결 등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칼 세이건을 '선견자(visionary)'라고 소개하는 저자는 그의 역작 '코스모스'를 "인간과 우주, 그리고 인문과 자연의 이야기이며 인류 문명의 뿌리와 미래의 희망을 인간 이성(理性)에서 찾는 시도"라고 평가한다. "인류 문명의 미래가 어둡지만 지구인은 이 어두움을 극복할 충분한 지성적·기술적·재정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라는 것이 칼 세이건의 핵심 메시지라는 이야기다.
한국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1953년 여름, 도서관에서 화성에 대한 아동용 과학책을 읽으며 천문학자의 꿈을 키웠던 홍승수 교수.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천문학자가 되어 이번 책에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칼 세이건의 열정과 순수를 자식 세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코스모스 세대'가 있기에 우리 사회에도 희망이 있다고 강조한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