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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 노기자] '코스모스' 번역자 홍승수의 과학과 우주에 대한 자전적 스토리텔링…'나의 코스모스'(홍승수 지음/사이언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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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 노기자] '코스모스' 번역자 홍승수의 과학과 우주에 대한 자전적 스토리텔링…'나의 코스모스'(홍승수 지음/사이언스북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홍승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칼 에드워드 세이건(1934~1996년)의 '코스모스'를 번역해 국내에 소개하고 자신 또한 과학의 대중화에 힘써온 원로 천문학자다. '코스모스'가 출간된 지 4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독자들로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건 한국의 30대와 40대가 '코스모스 세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홍 교수의 분석이다.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에서 천문학과 진화론 등 자연 과학의 지식과 철학, 문학, 예술, 신화 등 인문학적 통찰을 융합해 쉬운 글쓰기의 전범을 선보였다. 이 책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한 홍승수 교수는 자신 또한 세이건과 같은 길을 걸으며 '코스모스'의 우주와 생명, 그리고 인류 문명의 기원과 진화를 한데 엮은 스토리텔링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성공 비결을 추출해 설명한 '나의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를 펴냈다.
학교 현장에서 40년 넘게 연구와 교육을 병행해온 저자는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중에게 천문학과 과학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풀어야 할지 고민한 끝에 그 첫 출발점으로 이 책을 선보였다고 한다. 한국 대중 사회에서 과학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한국 대중이 과학을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학 소비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원하는지 파헤쳐 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세이건은 거작 '코스모스'를 저술함으로써, 굳게 침묵하던 자연이 입을 열게 해서 스스로 자신의 속사정을 우리에게 들려주게 했던 것입니다. 참 멋져요. 그리하여 '코스모스'가 우주에서의 인류 문명의 현재와 미래를 묻는, 우리네 삶의 근본 문제를 다루는 하나의 고전으로서 스스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바이킹 호 모형과 함께 있는 칼 세이건. /사진=Carl Sagan Foundation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바이킹 호 모형과 함께 있는 칼 세이건. /사진=Carl Sagan Foundation 제공
천문학자 이명현은 이 책에 대해 "'홍승수'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의 요약판 같은 책입니다. 이제 막 시작한 홍승수 교수님의 빅 히스토리의 첫 장과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코스모스'와 함께 임계 국면을 넘어섰던 홍승수 교수님의 자전적 스토리텔링입니다. 속일 수 없는 그의 진솔함이 넘쳐흐르는 책입니다"고 소개했다.

'나의 코스모스'는 홍승수 교수의 첫 번째 대중 과학서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한국 독자들에게 오기까지의 역사와, '코스모스'의 핵심 내용, '코스모스'의 성공 비결 등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칼 세이건을 '선견자(visionary)'라고 소개하는 저자는 그의 역작 '코스모스'를 "인간과 우주, 그리고 인문과 자연의 이야기이며 인류 문명의 뿌리와 미래의 희망을 인간 이성(理性)에서 찾는 시도"라고 평가한다. "인류 문명의 미래가 어둡지만 지구인은 이 어두움을 극복할 충분한 지성적·기술적·재정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라는 것이 칼 세이건의 핵심 메시지라는 이야기다.

한국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1953년 여름, 도서관에서 화성에 대한 아동용 과학책을 읽으며 천문학자의 꿈을 키웠던 홍승수 교수.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천문학자가 되어 이번 책에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칼 세이건의 열정과 순수를 자식 세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코스모스 세대'가 있기에 우리 사회에도 희망이 있다고 강조한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