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재팬은 7일(현지 시간) 인구감소, 노동력부족, 노후사회 붕괴 등 우울한 소식 뿐인 일본사회에 '하늘에서 공짜집이 떨어져 내려오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빈집이 확실히 늘고 있다. 집이라는 것은 사람이 살지 않으면 피폐해진다. 낡고 무너져내려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범죄의 온상이 된다.
실재로 공짜라 살 수 있는 집이 존재한다. 지난 2013년 일본 총무성 '주택토지통계'에 따르면 월세를 내지 않고 거주하는 세대가 일본 전국에 35만9700세대나 된다. 전체 월세 세대의 2%나 된다. 0엔 월셋집의 60%가 민영주택이다.
이 같은 비율은 지역차가 있지만 일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県)중 '0엔 월세율'이 높은 곳은 이와테(岩手)현이 11.46%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후쿠시마(福島)현(9.78%), 미야기(宮城)현(8.00%)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 남쪽 끝에 있는 오키나와(沖縄)현도 3.2%나 됐다.
시구정촌(市区町村) 별로 보면 빈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가(佐賀)현 기야마초(基山町)에는 30%, 시마네(島根)현 오키노시마(隠岐の島)에서는 20%가 0엔 월셋집이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정보를 지방창생의 자료에 올리면 인구이동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013년에는 0엔 월셋집은 약 36만 가구였지만 곧 공개될 2018년 데이터에서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50만 가구를 넘어섰을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라도 우선 늘어나는 빈집을 유효하게 활용해 국민의 주거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1976년 인간거주 벤쿠버 선언에서도 '적절한 거주는 기본적 인권이고 그것을 실현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 괜찮은 주거의 제공은 정부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국민의 비율이 높지 않다.
일본은 37.6%만 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상당히 낮은 정도로, 주거의 권리의식이 가장 희박한 사회다.
일본에서는 주거의 권리를 빼앗긴 사람이 있으며 수년간 살아도 높은 주거 비용부담에 고민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대도시 젊은층에서는 수입의 반 가까이를 월세로 내고 있다.
주거의 권리의식을 높이지 않으면 빈집의 활용은 확대될 것 같지 않다. 헌법에서 보장된 생존권은 적절한 주거를 전제로 해서 이루어진다. 0엔 월셋집의 수는 주거의 권리의식이 어느 정도 실현된 것을 나타내주는 지표로 된다. '집이 하늘에서 떨어진다'라는 시대는 꿈과 같은 유토피아 얘기만이 아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