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출 1년만에 스트리밍 수 27% 증가…韓 MAU는 '부진'

스포티파이는 최근 국내 진출 1주년을 맞아 지난 1년간의 성과를 공개했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1년 동안 스포티파이를 통해 세계에 스트리밍된 K팝 음원은 월평균 79억7000만회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포티파이의 국내 론칭 전 스트리밍 횟수 63억회와 비교했을 때 약 27% 증가한 수치다.
또 세계 4억600만명 이상의 청취자를 보유한 스포티파이의 184개 시장 중 한국 아티스트를 새로 발견한 청취자가 가장 많은 상위 10개국은 미국,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독일, 영국, 필리핀, 일본, 그리고 프랑스 순으로 나타났다.
또 글로벌 K팝 전용 스포티파이 공식차트 '케이팝 글로벌 차트'를 선보였으며 애쉬 아일랜드, 씨엘, 가호, 이하이, 사이먼 도미닉 등 다양한 한국 아티스트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대형 전광판 광고가 1년 동안에만 35회 이상 진행했다. 이는 국내 론칭 1년 전과 비교시 8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밖에 한국 음악과 아티스트를 세계 청취자들에게 소개하는 'K팝 허브'는 스포티파이가 국내 론칭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총 스트리밍 횟수 14억3000만회 이상을 달성했다. 이는 론칭 전 스트리밍 횟수(11억96만회 이상)와 비교했을 때 19.5% 증가한 수치다.
스포티파이의 이 같은 성과는 모두 글로벌 이용자들에 한해 나타난 성과다. 반면 국내에서는 스포티파이의 점유율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스포티파이의 월간 사용자 수(MAU)는 33만명으로 1위 멜론의 878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스포티파이와 같은 외국 플랫폼인 유튜브뮤직의 MAU가 300만명을 넘어선 것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저조한 수준이다.
유튜브뮤직의 경우 동영상 플랫폼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서는 사용자 수가 급증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스포티파이가 35% 이상 점유율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위는 애플뮤직이다.
업계에서는 스포티파이가 국내 진출 초창기에 완전히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진출한 게 부진의 원인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스포티파이 국내 론칭 당시에는 아이유나 임영웅 등 음원 시장 강자들의 음원이 아직 제공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후 이들 가수의 음원이 모두 제공됐지만, 초기에 이용자를 끌어들이지 못한 여파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또 플레이리스트 중심의 UI에 적응하지 못한 사용자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파이에는 8200만곡 이상의 트랙과 40억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이용자들은 자신이 듣고 싶은 노래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노래를 듣는다.
멜론의 경우 최근 플레이리스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재생목록을 통해 이용자가 한 번 들었던 노래를 곧장 다시 들을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기존에 한국 이용자들이 쓰던 음원 플랫폼과 다른 UI 때문에 이용자 유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포티파이 역시 이를 의식한 듯 K팝 콘텐츠를 글로벌 무대에 알리고 이를 통해 글로벌 사용자 수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스포티파이가 아티스트들에게 서비스하는 'S4A(Spotify for Artists)' 플랫폼은 실시간 글로벌 청취 통계 분석과 다양한 리소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S4A의 한국 아티스트 가입률은 국내 론칭 전보다 4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 수록곡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디지털 아트워크 개념의 캔버스 영상 기능을 이용한 한국 아티스트의 수 역시 25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상욱 스포티파이 코리아 매니징 디렉터는 “아티스트들에게는 전 세계 곳곳의 청취자들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청취자들에게는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고 일상 속 듣는 기쁨을 드리기 위해 스포티파이 코리아팀에서 항상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