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화할 반도체 업황 반등에 맞춰 연구개발(R&D)과 생산 투자를 선제적으로 투자한 두 업체 외에 SK하이닉스와 미국의 인텔·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일괄 생산업체(Fab)가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반도체 칩의 개발‧생산 비용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IBS 데이터에서 특히 흥미로운 점은 16나노 공정 칩 생산에서 7나노 공정으로 전환되는 기간에 칩 개발 비용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이유는 반도체 칩을 구성하는 트랜지스터 크기가 줄면서 성능과 전력효율을 향상하기 위한 설계와 제조가 더 어려워지고, 매우 복잡해지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해 더 정교하고 더 고가인 소프트웨어(SW)와 반도체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설명하는 수식어들 가운데 ‘달걀로 바위를 깰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산업이자, ‘끊임없이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산업’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TSMC가 반도체 종주국 미국과 산업을 확장한 일본 업체를 제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개발과 생산 기술도 있었지만, 생산 공정과 제품의 시장 수요를 예측하고 적기에 거액의 돈을 투자할 수 있는 자금력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칩 개발 비용 상승이 결국 반도체 업계를 소수 과점화 시장으로 만든 주원인이기도 하다”라면서 “팹리스 업체들도 막대한 개발 비용을 들여 개발한 칩 생산을 맡길 수 있는 업체로 그만큼 거액을 투자해 생산 공정을 갖춘 삼성전자와 TSMC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