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초부터 유통가 3분기 실적이 연이어 발표될 전망인 가운데, 증권가는 채널별로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마트들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신장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실적 나팔을 불던 백화점업계는 역기저 효과로 올 3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불황에 강하다고 알려진 편의점은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겠으나 신장률은 다소 ‘주춤’할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의 실적을 포함한 롯데쇼핑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예상 매출액은 3조8223억원으로 전년 대비 4.76% 감소를 예상했다. 영업이익도 작년 대비 4.06% 하락한 1440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증권가는 롯데쇼핑의 할인점(대형마트)은 양호한 신장을 이어갔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구매 통합 효과로 영업이익 역시 증가할 것으로 풀이했다.
증권가는 롯데쇼핑의 백화점 부문은 부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국인 해외여행 증가와 고마진 의류 매출 부진으로 백화점 영업이익은 당사 추정(966억원)보다 부진한 874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실제, 주요 백화점은 전년도 고베이스 효과와 함께 비우호적인 날씨에 의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우울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신세계도 이같은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올 3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60% 감소한 1조6111억원으로 점쳐지고 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3.33% 줄어든 1479억원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의 3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1029억원, 88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62%, 3.80%씩 하락할 것으로 보여진다.
주영훈 연구원은 “국내 주요 백화점 업체들의 매출액은 당초 기대 대비로는 부진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통상 9월부터 가을·겨울시즌 의류 판매가 시작되는 평년 대비 날씨가 더웠던 탓에 매출이 좋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류는 백화점 입장에서 고마진 카테고리에 해당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의점은 신장을 이어가는 추세나 성장세는 꺾인 것으로 보인다. 기대 대비 아쉬운 성적을 받았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예상 매출액은 2조2199억원으로 전년 대비 7.99% 늘었다. 영업이익은 917억원으로 작년 대비 0.11% 증가하는 데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 역시 올 3분기 연결기준 예상 매출액은 전년 보다 5.79% 늘어난 3조1271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을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27.85% 늘어난 1127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편의점 사업 개선에 따른 효과로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의 리포트에 따르면 편의점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5% 늘어난 2.2조원, 영업이익은 2.3% 감소한 732억원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빅2 모두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지만, 분기별로 10% 성장세를 이어갔던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주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영훈 연구원은 “7월 장마가 길게 지속되며 외부 활동이 줄어든 점이 편의점 입장에선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기대 대비 아쉬울 뿐 오프라인 유통 업태 중 여전히 가장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유통가는 전통 성수기인 4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대규모 유통행사들이 출격을 준비 중인 데다가, 연말에는 쇼핑 수요가 커지기 때문이다. 또 백화점 실적 부진 요인 중 하나였던 패션 수요가 4분기로 이동하면서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주영훈 연구원은 “9월 말부터 날씨가 추워진 점을 고려하면 10월 가을·겨울 의류 판매가 재개될 것”이라며 “4분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