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초기 기업(스타트업)들이 저비용으로 효율을 낼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사업의 인프라와 영업방식을 활용한 신사업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매출을 다변화하는 식이다. 이들의 전략이 시장 침체를 이겨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당근은 중고 거래를 통해 월 활성 이용자 수(MAU) 약 2000만명을 확보했다. 하지만 엄청난 수의 이용자로도 지금까지 정작 수익을 창출하진 못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565억원이며 이는 전년보다 60% 넘게 증가한 액수다. 때문에 당근의 지상과제는 흑자 전환이었다.
컬리와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은 기존 영업 노하우를 활용해 사업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일정 매출은 올릴 수 있는 전략이다. 컬리의 경우 기존 신선식품 판매를 뷰티 영역으로 확장했다. 뷰티컬리는 매달 40만~50만건의 주문을 유지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올해 3월에 중소 상공인에게 자사 창고를 대여해 주고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켓그로스를 출시했다. 제품의 보관, 포장은 물론 교환, 반품 같은 고객 응대도 로켓그로스를 통해 진행한다. 쿠팡은 올해 상반기까지 4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간 일등공신으로 로켓그로스를 꼽았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서비스 기업 알스퀘어는 전수조사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데이터 애널리틱스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타그룹이나 MSCI 등 글로벌 기업이 활동하는 영역이고, 국내 기업은 관련 서비스를 펼친 사례가 없다. 국내 오피스 시장 규모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크지 않았고, 관련 자료 수집이나 통계 등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국내 상업용 부동산 전수조사 자료를 확보한 알스퀘어의 경우 비용 절감과 사업 추진 관점에서 유리했다.
오피스에서 물류센터, 리테일(상업시설)은 물론 임대차에서 매매 자문, 자산관리(PM) 등으로 사업을 확대한 알스퀘어의 사례도 있다. 인테리어와 리모델링을 주로 했던 알스퀘어 자회사 알스퀘어디자인은 최근 신축으로 사업을 넓혔다. 알스퀘어는 "건축 사업을 진행하며 부동산 생애주기에 걸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스타트업들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에 고심하는 것을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 둔화기에도 사업의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초기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효과는 볼 수 있는 연계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대기업만큼 재무구조가 탄탄하지 않고 시장 지배력이 강하진 않지만 매출처를 늘리고 틈새 시장을 공략하며 경기 둔화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