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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피봇의 해…미국 경제 연착륙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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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피봇의 해…미국 경제 연착륙 변수"

국제금융센터가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2024년 세계 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노훈주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국제금융센터가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2024년 세계 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 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노훈주 기자
국제금융센터(KCIF)가 2024년을 '피봇(Pivot)의 해'로 전망했다. 완만한 디스인플레이션이 이뤄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통화 정책을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하는 피봇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성장률은 2023년 3.1%에서 2024년 2.7%로 하락하고 선진국 중심으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는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2024년 세계 경제·국제금융시장 전망 및 주요 이슈'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용재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개회사에서 "2023년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면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인 한 해였다"며 "2024년은 성장, 물가, 정책 등 경제적 변수와 함께 전쟁, 선거 등 경제 외적인 변수까지 가세해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년 한 해 어느 시점에서 경제의 둔화세가 진정되어 회복을 모색하고 곤란했던 금융시장의 방향성도 가닥이 잡히면서 구름 뒤의 햇빛인 실버라이닝(silver lining)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는 2024년 세계 경제 및 국제금융시장의 향방을 좌우할 5대 주요 이슈로 ▲연준 피봇 시기 불확실성 ▲글로벌 부채 요인 ▲중국 경제의 부동산발 불안 ▲러·우 전쟁, 중동 사태 및 미국 대선 등 지정학적 리스크 ▲기후변화 리스크 등을 선정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7%로 3년 연속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형민 세계경제분석실장은 "통화긴축이 성장 둔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금융비용 증가, 대출 여건 약화 등을 통해 성장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과 유로존의 주요 대출 금리는 최근 다소 하락했지만 각각 10년 내 최고 수준이고 높은 금리에 따라 미국과 유로존의 대출 증가세도 감소 전환했으며 미국 등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조업과 교역의 경우 내년에는 개선될 전망이지만 신규 주문 등이 아직 나아지지 않고 글로벌 성장 둔화로 회복세가 제한적일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가계 기업의 양호한 재무 여건, 견조한 노동시장 등으로 성장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의 가계 부채 비율이 과거 대비 크게 축소되면서 부채 상환 부담도 비교적 적고 전 세계적으로 기업 이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선진국 평균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023년 3.1%에서 2024년 2.7%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노훈주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국제금융센터가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023년 3.1%에서 2024년 2.7%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노훈주 기자


김용준 국제금융시장분석실장은 올해 국제금융시장을 고금리 장기화로 요약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지속,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 더딘 디스인플레이션 등 세 가지 축을 기반으로 고금리 장기화 여건이 형성됐다.

이러한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 국채 시장의 높은 변동성, 미국 우위, 글로벌 통화 긴축의 후폭풍등 특징이 나타났다. 또한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부정적 영향으로는 은행권 불안, 일본 엔화 약세, 상업용 부동산 불안을 꼽았다.

김용준 실장은 내년 국제금융시장은 디스인플레이션 진정, 경기 둔화로 인한 피봇의 해라고 정의했다. 또한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가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은 준의 피봇 기대가 점증되면서 주가는 상승하고 금리와 달러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실장은 "경기 연착륙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 가격 지표들의 개선 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국채 금리의 경우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류와 더불어서 하락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또한 내년 세계 주가는 양호한 기업 펀더멘털과 연준의 긴축 완화 등 긍정적인 요인들이 작용하면서 제한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밸류에이션 부담과 돌발적인 신용 이벤트 발생 가능성 등이 상승 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증시는 반도체 사이클 반등과 완만한 금리 하락 여건 개선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윤인구 글로벌경제부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선물시장에서는 내년 2분기를 반영하고 있고, 주요 전망 기관들의 컨센서스는 3분기 기대가 다소 높은 상황"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는 성장과 물가의 향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금리의 상승에 성장 제약 효과가 가시화되고 재정의 경기 부양 효과가 감소하면서 내년 미국 경제는 추세 이하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부장은 "이렇게 되면 결국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제시하고 있는 두 가지 조건 추세 이하의 성장과 노동시장의 불균형 개선이 모두 충족이 되면서 내년 중에 기본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원 부전무위원은 글로벌 리스크로 부채위험을 꼽았다. 특히 정부 부채가 급증세를 재개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정부 부채는 세계 GDP의 97%에 달해 2022년 말의 95.9%에서 상승했다. 이러한 부채 증가는 저성장과 고금리 등 어려운 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돈을 지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4년에도 글로벌 부채 위험은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성장 여건 하에서는 정부의 세수가 부족해지기 쉽지만 정부가 앞장서서 경기를 부양할 필요성은 커진다. 저성장과 고금리 등 어려운 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 주도의 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재정 건전성 우려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원 부전무위원은 "국가 신용 위험이 부각되기 시작하면 소위 무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에 부과되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커지게 되는데, 이 영향은 국채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들에도 파급되면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글로벌 자금 이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저신용 기업 부채, 상업용 부동산 등은 고금리 취약 부문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들 부문의 위험이 확대될 경우 금융시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년은 '선거의 해'라고 불릴 정도로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의 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점도 재정지출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오정석 전무위원은 "대만의 총통 선거와 맞물려 많은 분석기관들이 내년에 가장 주목해야 될 지정학적 불안으로 지목하고 있다"며 "이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상당히 낮지만 긴장 자체가 고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치 경제적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년에는 미국, 영국, 대만, 러시아 등 주요국에서 대선이나 총선이 예정되어 있어 선거 결과에 따라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브렉시트 등에 있어서 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치훈 신흥경제부장은 "중국발 부동산 시장 충격이 발생할 경우 세계 성장 및 무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주택 가격 하락이 역대 최장 기간인 27개월 이어지면서 중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됐다.

최근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주택 수요 감소, 인구구조 변화, 낮은 임대 수익률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일본식 장기 침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OECD는 중국 부동산 투자가 8% 감소할 경우 세계 GDP가 0.6%, 무역은 1.3%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중국은 세계 원자재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중국의 수요가 감소하면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 유가 하락 등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후 위기도 글로벌 리스크 요인 중 하나로 제기됐다. 최성락 주식분석부 부장은 "기상이변이 실질적으로 세계 경제에 손실 초래 가능성이 있다"며 "기후위기가 세계경제에 실질적 위협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기후 위기로 인해 생산과 물류에 차질이 생기고 에너지·식량 부족, 폭염과 혹한으로 냉난방 생산과 운송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후 변화로 농산물 작황에도 피해가 가면서 결국 원자재 가격 상승을 야기해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내년에도 세계 경제는 하방 위험 우세 속 높은 불확실성이 예상된다. 견조한 노동시장, 원자재 공급 충격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리스크, 그리고 이에 따른 연준 등의 제약적 정책 기조, 장기화 가능성 등 하방 위험이 여전히 더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요 둔화에 따라 디스인플레이션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성장의 상방 요인도 병존하고 있다고 봤다. 정형민 실장은 "최근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유로존은 하반기 제조업 회복 기대, 미국은 증시 호조 등 부의 효과(Wealth Effect)로 소비가 견고하게 이어질 가능성 등 향후 글로벌 경제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