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자동차가 2023년 세계 신차 판매량에서 4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는 27일(현지시간) 발표한 1~11월 세계 판매량이 1022만대로 독일 폭스바겐(VW)의 830만대를 약 190만대 웃돌았다고 밝혔다.
반도체 부족이 완화되고 북미 등에서 판매 증가가 전체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감이 심화되는 가운데 2024년에도 판매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일본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가 보도했다.
다이하츠공업과 히노자동차를 포함한 토요타 그룹 전체의 11월 단월 세계 판매량은 98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12% 증가했다. 폭스바겐은 23% 증가한 82만대를 기록했다.
토요타의 1~11월 판매량은 936만대로, 이 수치만으로도 폭스바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토요타는 개별, 그룹 합계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판매를 견인한 곳은 북미와 유럽이다. 렉서스를 포함한 토요타 단독 판매는 각각 5%, 8% 증가했다. 반도체 부족 영향 완화와 공장 생산능력 증설로 차량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활발한 수요를 끌어들였다. 'RAV4'와 '코롤라' 하이브리드(HV) 등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국내 판매는 31% 증가한 155만대를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고급차 '렉서스' 등 반도체를 많이 사용하는 차종 생산이 많다. 영향 완화로 생산이 회복되면서 판매량도 늘어났다.
토요타, 폭스바겐 모두 고전한 곳이 중국이다. 토요타는 2% 감소한 172만대, 폭스바겐도 1% 증가에 그쳤다. 중국 토종 전기차(EV) 업체와의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량이 부진했다.
중국 시장은 토요타는 신차 판매의 20%, 폭스바겐은 30% 이상을 차지한다. 양사의 세계 판매량 차이에는 중국이 차지하는 판매 규모 차이에 따른 영향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의 EV 세계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5배 증가했지만, 여전히 9만여 대에 불과하다. 토요타는 EV 제품군 확대를 서두르고 있어 후발주자로서 시장의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토요타의 판매 증가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쌓인 수주 잔고도 한몫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주문은 받았지만 아직 납품되지 않은 주문이 많아 '만들면 팔리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경기 둔화감이 심화되는 가운데 신규 수주를 계속 확보할 수 있느냐가 판매 속도 유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 입장에서는 다이하츠의 인증 부정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다이하츠의 세계 판매는 토요타 그룹 전체의 10% 미만을 차지한다. 다이하츠는 인도네시아 등에서 출하를 재개했지만, 일본에서는 내년 1월까지 전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은 피할 수 없다.
토요타의 세계 생산량은 11월 92만대로 단일 월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1~11월 누계로는 923만대로 한 달을 남겨두고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1월까지 그룹 전체 세계 누적 판매량도 2022년 연간 판매량을 웃돌고 있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