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CES2024서 콘셉트카 '알파블' 전시해 전장분야 기술력 과시
中 TCL·하이센스에 이어 日 소니까지 콘셉트가 선보이면서 경쟁 예고
가전회사들이 한해의 기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CES 2024’에서 자체 콘셉트카를 전시하며 기술력을 자랑했다. 이를 두고 전기차 생산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지만 사업분야를 기존 가전기기 중심에서 전장분야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야심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시업체가 국내기업인 LG전자를 필두로 중국의 TCL과 하이센스, 일본의 소니까지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은 전장분야가 가전기업들의 주요 경쟁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다. 中 TCL·하이센스에 이어 日 소니까지 콘셉트가 선보이면서 경쟁 예고
14일 업계에 다르면, LG전자는 ‘CES 2024’에서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 ‘알파블’을 공개했다. △변형(Transformable) △탐험(Explorable) △휴식(Relaxable) 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운 LG전자는 알파블을 통해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알파블은 레스토랑이 되었다가 영화관으로 변모하는 등 다양한 변형 능력을 자랑한다. 또 소형가전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컨시어지 네비게이션을 비롯해 증강현실(AR) 쇼핑 서비스도 제공한다. 자동차 회사가 내세운 콘셉트카 못지 않은 다양한 기능이 담긴 것이다.
일각에서는 알파블을 두고 LG전자가 전기차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지만 LG전자가 알파블을 공개한 배경에는 전장분야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전장사업을 위해서는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영화관으로 공간을 탈바꿈하기 위한 프로젝터 기술, 소프트웨어 중심차량(SDV)에 관여할 수 있는 AI기술, AR기술까지 집을 차량으로 옮겨놨다고 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LG전자는 전장분야를 수요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가전업계의 새로운 시장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관련기술을 선보였다고 볼 수 있다.
LG전자가 전장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전장분야가 빠른 속도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세계 전장 시장은 지난 2020년부터 오는 2023년까지 매년 7.4%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약 40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LG전자의 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은 LG전자의 지난해 실적에서 전장(VS)사업본부의 매출이 잠정 10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전장분야의 매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ES2024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은석현 V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해 잠정실적 기준으로 전장분야 매출이 10조원을 넘었고 수주잔고는 일부 프로그램 소싱 결정들이 지연되면서 한 90여조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올해 목표는 100조”라고 밝혔다. 이어 "전체 전장 매출의 60%가 인포테인먼트인 상황에서 균형을 맞추면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향후 전략을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전장사업에 기존 가전기업들이 하나둘 합류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가전기업 TCL과 하이센스도 콘셉트카를 전시관 전면에 배치했다. 하이센스 등은 콘셉트카를 통해 레이저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였고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본의 소니도 혼다와 합작해 콘셉트카 ‘아펠라’를 선보였다. 가전기업들의 주요 경쟁처가 전장분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