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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올트먼, 다보스서 ‘핵융합 인공지능’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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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올트먼, 다보스서 ‘핵융합 인공지능’ 꺼내 들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 15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제5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 15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제5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의 미래와 관련해 ‘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한 AI'를 한 새로운 화두로 꺼내 들었다.

지난 15일(이하 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막을 올린 제5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자리에서다. 이번 총회는 AI가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는 예상 속에 개막했고, 실제로 올트먼이 그레타 툰베리 같은 세계적인 환경운동가를 제치고 주요 연사로 참석했다.
올트먼이 WEF 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새롭게 내놓은 주장의 골자는 핵에너지 같은 획기적인 동력원을 찾지 못하면 AI는 더 발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올트먼 “핵융합 에너지가 AI 동력 대안”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트먼은 16일 WEF 연차총회와 별도로 다보스에서 블룸버그 통신이 마련한 경제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AI의 학습과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지 않는다면 AI에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트먼이 제시한 AI의 미래를 열기 위해 꼭 필요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핵융합 에너지와 태양광을 비롯해 기후변화를 최소화하는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폭넓게 거론했으나 방점은 ‘핵융합’ 에너지에 두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핵융합 에너지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인류가 적극 개발하고 도입하는 데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생성형 AI를 가동하는 데 이미 천문학적인 전력이 소모되고 있고 AI 기술이 진화하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동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핵융합 에너지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올트먼의 시각이다.

올트먼, 새 에너지원 필요성 거론하고 나선 이유


올트먼이 생성형 AI의 학습과 가동을 위해 필수적인 동력의 대안으로 핵융합 에너지를 강조하고 나선 이유는 생성형 AI의 대표 주자인 챗GPT에 가공할 수준의 전력이 들어가는데 이 상황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챗GPT가 본격적으로 상업화되기 전인 지난 2021년부터 이미 과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챗GPT 학습에 들어가는 전력은 1.287GWh(기가와트시) 수준으로 추산됐다. 이는 미국 가정 120곳이 1년 동안 쓰는 전기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또 현재 속도로 AI 기술이 발전하면 오는 2027년에는 전 세계 AI 서버의 전력 소비량이 한 국가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비슷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바 있다.

아울러 심각한 문제는 전력 생산을 위해 현재 화석연료나 원자력이 주로 사용되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탄소가 배출된다는 점이다.

왜 핵융합 에너지인가


올트먼이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가운데서도 핵융합 에너지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유도 이와 직결돼 있다는 지적이다.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들을 융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꾼 결과로 원자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은 에너지로 변환되는데 이를 핵융합 에너지라고 한다.

핵융합 에너지는 원자력 에너지로 알려져 있는 핵분열 반응을 통한 에너지와 정반대의 개념이다. 우라늄처럼 무거운 원자핵이 깨지면서 감소되는 질량이 에너지로 변환되는 핵분열과 달리 핵융합은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의 융합 과정에서 에너지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핵융합 에너지가 주목받는 더 중요한 이유는 대용량의 전기 생산이 가능한 기술인데다 바닷물 등에서 연료를 무한하게 얻을 수 있어 고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핵융합 연료 1g은 무려 석유 8t의 에너지와 맞먹는 수준이어서 매우 적은 양으로도 큰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장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고준위방사성폐기물처럼 기존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관리가 까다로운 폐기물도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라는 점도 핵융합 에너지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 모두가 올트먼이 핵융합 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배경인 셈이다.

올트먼,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에 투자


그러나 핵융합 에너지에 대한 올트먼의 관심이 최근 시작된 것은 아니다.

핵융합 전문 스타트업인 헬리온에너지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이자 오픈AI의 후원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진작부터 투자해온 인물이 올트먼이라서다.

헬리온은 오는 2028년부터 핵융합 발전을 통해 매년 최소 50MW(메가와트)의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을 MS와 지난 5월 체결한 바 있다.

헬리온에 3억7500만 달러(약 5005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올트먼은 헬리온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 “전 지구촌에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저렴한 가격의 수혜 대상으로 자신이 경영하는 오픈AI도 진작부터 염두에 뒀던 셈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