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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아파트 평균 1억엔↑, 지방은 유령도시…日양극화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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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아파트 평균 1억엔↑, 지방은 유령도시…日양극화에 '고민'

일본 도쿄 아자부다이힐스 프로젝트 모리 JP 타워 52층에서 바라본 도쿄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도쿄 아자부다이힐스 프로젝트 모리 JP 타워 52층에서 바라본 도쿄 전경. 사진=로이터


일본 도쿄 아파트(맨션) 평균 가격이 사상 최초로 1억엔을 돌파했지만, 지방은 인구 감소로 인해 유령도시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심각한 양극화가 부각되고 있다.
수도권 과밀 현상과 초저금리로 인한 외국인 투자 집중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방 소멸과 수도권 비대화로 인한 일본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는 지난해 도쿄 23구 신축 아파트의 평균 거래 가격은 1억 1483엔으로 사상 최초로 1억 엔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년 대비 39.4%상승한 수치다. 건설비와 인건비 상승에 더해, 도쿄 미나토구에 건설 중인 최고가 45억 엔짜리 아파트 등 초고가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평균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도쿄도뿐 아니라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등 도쿄 대도시권 전체의 신축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도 8101만엔을 기록,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도쿄23구를 비롯해 일본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인구 과밀로 분석된다. 지난 26일 도쿄도 총무국 통계부는 2023년 도쿄 23구의 인구를 약 980만 명으로 집계했다(12월 1일 기준). 일본 수도권의 핵심 중 하나인 가나가와현과 지방 대도시이자 일본 제2의 지역으로 손꼽히는 오사카도 이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도 전체에서 23구 인구를 제외하고 나면 431만5000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수도권 부동산 수요가 많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엔저를 기반으로 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어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중국 부동산에 대한 매력을 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선이 도쿄에 몰리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 블룸버그는 “일본 부동산을 안정적·매력적인 세컨드하우스로 여기는 해외 구매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홍콩·싱가포르·대만 부호들은 자산을 다각화는 한편 중국 주변의 지정학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일본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 엔저로 인한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일본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 금리는 연 1~2%로 변동 금리는 경우 연 1% 미만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6.60%인 것과 비교해 큰 차이다. 중국도 모기지 금리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LPR도 4.20%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저금리를 틈타 현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뒤, 일본 시중은행의 외국 은행 지점에서 저리 대출을 받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의 고액 아파트가 다른 나라들의 대도시들에 비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부동산 가격 상승이 달갑지 않다는 것에 있다. 일본이 인구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지역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지방소멸 문제를 다룬 마스다 보고서에서는 2040년까지 896개 지자체가 소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 유령 마을의 증가와 슬럼화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케모토 요이치 부동산 사이트 스모(SUUMO) 편집장은 "가격 급등 현상은 대도시 중심부에 국한되며, 교외나 지방으로 갈수록 상승세는 완만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초저금리가 끝날 경우 모기지 금리도 인상될 가능성이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러시도 끊길 우려가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해 8월 도쿄도 내 기업이 약 41만 개에 달하고, 자본금 10억엔 이상 기업의 절반이 수도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체 인구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1400만명이 밀집돼 있다며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심화될 경우 수도권 대지진 등으로 인한 괴멸적 타격에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