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테크 기업에서 사무직이 직격탄을 맞았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디스코드, 세일즈포스, 이베이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들이 이달 중에 모두 해고 계획을 발표했다. AP 통신은 “지난 수개월 동안 블록버스터급으로 신규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으나 대기업 등이 직원 해고 방침을 연쇄적으로 발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는 “이런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면 모순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대량 해고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3대 분야는 기술, 금융, 미디어다. 그렇지만, 다른 분야에서 고용이 급증해 대량 실업 사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일자리는 약 1억 6000만 개가량이다. 지난 6개월 동안 미국에서 신규 일자리가 월평균 24만 8000개가 생겨났다. 이로써 지난달 실업률은 3.7%로 최근 50년 사이의 최저치에 근접해 있다.
기존의 비농업 부문 고용 수치도 대폭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12월 신규 고용은 기존 21만 6000명 증가에서 33만 3000명으로 조정됐다. 지난해 11월 고용 수치는 기존 17만 3000명에서 18만 2000명으로 올라갔다. AP는 “미국 기업이 크든 작든 모두 경제 진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 고용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기술 분야에서는 감원 태풍이 불고 있다. 기술 분야 감원 추적 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100개가 넘는 테크기업에서 3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인 옥타도 전체 직원의 약 7%에 해당하는 400명을 해고한다. 온라인 결제서비스업체 페이팔이 2500개의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고, 게임 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완료한 MS도 게임 부문에서 약 1900명을 줄인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기술직과 광고직 직원 1000명 이상을 해고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이베이도 각각 수백 명∼1000명을 줄였다.
올해 금융 분야에서 해고 통지를 받은 사람이 2만 3238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씨티그룹은 전체 인력의 10%인 2만 명가량을 자를 계획이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 기업들은 1월 들어 지난달보다 136% 증가한 8만 2307개의 일자리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1년 전보다는 약 20% 줄어든 것이나 200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1월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많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