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의약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6개사가 유니콘(시가 총액 10억 달러·약 1조336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들 기업은 병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치료제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해내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자체 AI 시스템을 암젠이나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 같은 대형 제약 회사에게 제공해 얻은 수익으로 독자적인 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대형 제약사들이 이들과 손을 잡는 이유는 회사 시스템이 보유한 풍부한 환자 데이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 하나인 오우킨은 전 세계 대규모 52개 병원과 제휴해 데이터를 얻고 있다. 병원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로 외부에 넘기고 싶어하지 않는다. 기업은 자료를 취득하기 어렵지만, 오우킨이 사용하는 ‘연합 학습’이라는 프로그램에 데이터를 이관해 이를 정리 분석할 수 있다.
AI 제약 유니콘 가운데 하나인 오우킨의 토마 크로젤 최고 경영자(CEO)는 2016년 회사를 설립한 후 5년여 만에 시가총액 10억 달러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스타트업 전문 웹사이트 페일리에 따르면 AI와 관련된 유니콘은 최소 126개다. 그중 헬스케어 분야는 10개이고 제약으로 좁히면 6개 회사다.
이들 6개 제약회사는 지금까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소모해온 신약 개발에 저비용, 시간 절약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 연구제약 공업협회(PhRMA)에 따르면 치료제 하나를 개발하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평균 26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AI를 활용하면 우선 개발에 필요한 인력을 줄일 수 있다.
원격 실험이 가능해 개발 시설 등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가장 개발 비용이 많이 드는 임상실험을 AI가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 이전 동물실험 단계에서는 이미 AI 대체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