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과 보험개발원 통계를 보면 생명보험사 22개사의 해약환급금 규모는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40조5759억 원으로 집계됐다. 효력상실해약금 규모는 1조4825억 원이었다. 보험 해지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재작년보다는 크게 줄었다. 2022년 당시 보험 해지 규모는 73조9592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20조 원대에 그쳤던 보험 해지규모는 이후 꾸준히 불어나 연간 40조 원에서 50조 원 수준에서 높아졌다.
보험은 기본적으로 해지하면 무조건 손해다. 만기 이전 해지할 경우, 환급금이 적을 뿐만 아니라 보장 측면에서도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손해를 무릅쓰고 보험 해지에 나선 배경은 그만큼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해지하는 보험이 대부분 ‘보장성 보험’이라서 앞으로 질병에 노출될 경우, 보장 공백 발생 우려가 커진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보험료를 납부할 상황이 되지 않는다면 일시적으로 보험료 납입을 중지하거나 유예하는 제도를 활용하라고 권고한다. 보험업계는 현재 보험료 납입유예와 대출 만기 연장 등 보험 계약 유지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 메트라이프, 한화손해보험, 삼성생명,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등 10개 보험사에서는 소득이 끊기는 기간에 보험료 납부를 1년간 유예해 주는 ‘보험소비자 민생안정특약’도 개발하기도 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짙은 시기에는 보험부터 해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만기 이전에 장기간 납입한 보험을 해지하면 경우 환급금 손해나 보장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면서 “경제적인 이유로 보험을 해지가 고민될 경우,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유예제도를 활용하는 게 낫다”고 했다.
한편 작년 고금리와 고물가로 인한 서민 경제 어려움이 심화하면서 ‘불황형 대출’인 보험약관대출도 71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