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원전이 2025년 말에 재가동될 예정이고, 최소한 오는 2051년까지 운영된다.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이 원전이 미국에서 폐쇄됐다가 재가동되는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2013년 이후 10여 개 원자로가 폐쇄돼 현재 전국적으로 92기만 남아있다. 미국은 2007~2009년 발표했던 원전 프로젝트 중 24개를 취소했다.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절반가량 지어진 원전의 건설을 중단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신규 원전이 가동된 것은 수십 년 만에 처음이고, 보글 원자로 3호기는 조지아·플로리다·앨라배마주에 전력을 공급한다. 조지아 발전소는 보글 원자로 3호기에 이어 두 번째 신규 원자로에 연료 주입 작업을 시작했고, 4호기도 올해 상반기에 완공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원전 건설에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원전 부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보글 원자로 3호기를 포함해 93개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고, 미국 전력의 20%를 생산한다. 미국에서 대부분 원자로는 1970~1990년 건설됐고, 1979년 3월 28일 펜실베이니아주 미들타운 근처의 스리마일섬에서 사고가 발생한 후 원전 추가 건설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1979년부터 1988년까지 67개의 원자로 건설 프로젝트가 취소됐다.
한국과 미국 등 22개국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원자력 발전 용량을 오는 2050년까지 2020년 대비 3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지난해 12월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한국을 포함한 22개국이 원전 증설을 위한 협력을 다짐하는 선언문에 서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원자력이 탄소를 배출하지 않기에 세계 각국이 지난 2015년 체결한 기후변화협약을 준수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등 22개국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고,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로 유지하려면 원전 건설이 현재보다 대폭 늘어나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원전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나 폐기물 처리 문제와 값비싼 건설 비용 등을 이유로 주요 국가들이 신규 건설을 꺼려왔다. 특히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국제 사회에서 탈(脫)원전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그러나 최근에 탄소중립,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 안보 위기 등으로 인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최초의 소형모듈원자로(SMR) 프로젝트는 비용 문제 등으로 무산됐다. 이 사업은 뉴스케일파워가 미국 서부 7개 주 전략시스템 연합인 유타주립전력공사와 함께 아이다호국립연구소 주변에 첫 SMR 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다. 그러나 전력을 생산할 때 수요처를 확보하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 기업 테라파워가 6월에 미국 내 첫 SMR 건설을 시작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규제당국인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테라파워에 40쪽에 달하는 안전과 환경에 관한 ‘사전 검토 준비 평가’ 보고서를 보내 ‘추가 작업’을 요구했다. 테라파워는 3월 말에 NRC에 공식 나트륨 원자로 건설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NRC에 ‘사전 평가’를 요청했고, NRC가 원전 건설 계획을 추가로 보강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