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업황 부진 속에서도 흑자를 기록했던 롯데에너지미터리얼즈가 올해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들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서다. 지난해 롯데그룹에 편입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그룹 내 입지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사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해 1분기(1~3월) 51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전년 61억원보다 10억원가량 줄어들어든 수치이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 속 경쟁 업체들이 부진한 가운데 선방한 것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493억원으로 지난해 120억원보다 약 4배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매출은 2291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매출액은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 개선은 고객사들의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됐다. 현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삼성SDI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에 동박을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한 해외 업체와 2033년까지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회사가 주력으로 하는 하이엔드 동박 제품 판매 확대도 수익성 개선에 일부 도움을 주고 있다. 업계는 회사의 하이엔드 제품 판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존 메인 고객사향 수요는 견조하다"며 "북미 고객사향 수요가 증가하며 전체 동박 출하량이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미 고객사의 공장 램프업(생산 능력 증대)과 경쟁사의 품질 이슈 발생에 따른 반사 수혜가 전망된다"며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그룹 화학군 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입지는 더 커질 전망이다. 올해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등 화학군 주요 업체들은 업황 악화로 부진한 경영 실적이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손실 3332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전망 역시 어둡다. 증권사들은 롯데케미칼이 1분기 약 1000억원가량의 손실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기차 수요 회복 속도에 따른 영향은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방 산업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때 기업의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박 업체의 경우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셀 제조업체 상황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