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소비자들은 시장금리 상승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카드사 비용 부담을 가중시켜 선량한 고객에 피해를 주고 있다. 카드사들이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알짜카드를 단종하면서 일반 고객들이 혜택을 받지 못해서다.
상테크가 가능한 주요 신용카드는 현재 ‘GOAT BC 바로카드’와 ‘신한카드 Hi-Point’, ‘신한카드 Deep Oil’, ‘삼성카드 & MILEAGE PLATINUM(스카이패스)’, ‘BC 바로 에어 플러스 스카이패스’, ‘SKYPASS 롯데 아멕스카드’ 등 6종이다. 이들 카드는 상품권 구매를 실적으로 인정해주거나, 적립 등 혜택이 적용된다.
이렇게 구매한 상품권을 ‘해피머니·컬처랜드’ 앱에 등록해 온라인 캐시로 전환한다. 이어 페이코 앱에서 포인트를 상품권으로 충전하고 전환해둔 온라인 캐시로 페이코 포인트로 충전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8%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 충전된다. 마지막으로 페이코 포인트를 네이버페이 포인트 등으로 전환하고 남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입금하면 끝이다.
상테크를 바라보는 카드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거래유형만 보면 부당거래 행위인 ‘카드깡’(허위매출을 일으켜 현금화하는 수법)과 수법이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상테크는 결제금액을 현금화해 환불받는 반면, 실적은 채워 혜택만 받아가는 구조다. 이 때문에 상품권에 대한 카드결제의 경우 매우 제한적으로 결제를 허용하고 있고, 대부분 신용카드는 상품권 결제 건을 적립대상이나 전월실적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상테크의 대상이 되는 카드들은 비교적 최근에 나온 카드도 있지만, 아주 오래전에 출시된 카드도 있다. 신한카드 Hi-Point의 경우 출시한 지 벌써 16년도 넘었다. 이 카드의 출시 당시에는 상품권 거래라는 게 활발하지 않았던 터라, 내부에서도 향후 현금화에 이용될 줄 꿈에도 몰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밖에 마일리지 적립 제한이 없는 ‘항공 마일리지 카드’ 역시 상테크에 이용되고 있다.
카드사들은 상테크 같은 소비 유형이 확산할 경우 단종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들은 최근까지 마케팅 부담을 덜기 위해 주요 카드에 대한 개정과 단종을 병행하고 있는데, 얌체 소비로 인해 비용 부담이 큰 상품도 포함하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카드사에서 단종한 카드는 총 458종(신용 405종·체크53종)에 달한다. 전년(116종)보다 4배가량 급증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상테크라는 게 좋게 말해 재테크지, 사실상 카드깡과 다를 게 없다”면서 “아직은 일부 이용자에 그치지만 향후 비용 부담이 커지면 단종 수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카드상품을 구조 조정할 때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하는데 비용율이 높아지면 결국 단종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