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각) 히타치의 시가총액은 16조8000억 엔(약 145조 원)을 돌파하며 9년 만에 소니그룹을 제치고 일본 기업 중 4위에 올라섰다. 이는 생성형 AI 열풍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설과 송배전 사업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특히 송배전 사업은 히타치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생성형 AI 연산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 수요와 재생에너지 확산에 따른 송배전망 정비 수요가 급증하면서 히타치의 송배전 사업 수주 잔고는 4조7000억 엔(약 40조6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연간 매출액의 2.6배에 달하는 규모로, 1년 전보다 2조 엔(약 17조 원)이나 증가한 수치다.
또한, 제조 및 사회 인프라 분야의 디지털 전환(DX) 수요를 겨냥하여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 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철도나 플랜트 유지보수 현장에서 AI가 작업을 지시하는 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예다.
반면, 소니는 게임,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견고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 분야에서는 히타치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소니의 주가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랑스계 운용사 컴제스트 자산운용은 히타치의 사업 구조 개혁과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일본 주식 펀드에서 히타치 주식 비중을 1위로 확대했다. 리처드 케이 포트폴리오 어드바이저는 "5년 전에는 히타치 주식 투자를 생각조차 할 수 없었지만, 사업 구조 개혁을 통해 에너지와 IT라는 성장 사업에 집중하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히타치의 주가가 아직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