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콘텐츠 유통 계약을 체결하는 회사가 증가하고 있다. 단순 배급사가 아닌 자체 OTT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파라마운트, HBO 등 경쟁사의 작품이 다시 넷플릭스로 돌아오는 것이라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OTT 플랫폼 경쟁에 불이 붙기 시작한 2019년부터 HBO맥스, 파라마운트+, 디즈니+ 등 다수의 배급사들이 자사 콘텐츠의 유통 계약을 차례로 종료한 바 있다. 그 결과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었던 워너브라더스의 '해리포터 시리즈', 디즈니의 '마블 시리즈', '디즈니 공주 시리즈', 파라마운트의 '스타트렉 시리즈' 등 다수의 인기작들이 넷플릭스를 떠났다.
넷플릭스에 먼저 손을 내민 쪽은 HBO다. HBO는 2021년 12월에 완결된 인기 코미디 드라마 시리즈 '인시큐어'를 넷플릭스에 유통하기로 결정했다.
파라마운트의 대표적인 콘텐츠 '스타트렉' 일부 작품이 넷플릭스에서 다시 공개되고 있다는 것도 희망적인 소식이다. 리부트 된 스타트렉 영화 시리즈는 여전히 파라마운트+에서만 시청할 수 있지만 새롭게 출시된 '스타트렉: 프로지디 시즌2'는 지난 1일 넷플릭스에서 막 공개를 시작했다. 다양한 배급사의 콘텐츠를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할 수 있었던 초기의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티빙의 '선재 업고 튀어'가 오는 8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것 또한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현재 티빙을 통해 독점 공개되고 있는 '선재 업고 튀어'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로, 최종화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메가 히트작'이다.
'선재 업고 튀어'를 보기 위해 티빙을 구독하는 시청자들이 있을 정도지만, 제작사에서는 해당 드라마를 '독점'하는 대신 화제성이 떨어지기 전에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고 유통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지난 2021년 티빙 독점작으로 공개된 한효주·박형식 주연의 '해피니스'도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넷플릭스의 승리'라고 보고 있다. 넷플릭스의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인 '기묘한이야기', '오징어 게임', '더 에이트쇼' 등은 여전히 넷플릭스에서만 시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재유통하기로 한 것은 HBO맥스와 파라마운트+ 등이 오랜 경쟁에서 '백기'를 든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넷플릭스에 유통하기로 한 작품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일단 물꼬가 트인 이상 다른 작품의 배급도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배급사들이 자체 OTT에 콘텐츠를 독점으로 제공하는 것과 넷플릭스와 유통 계약을 체결하는 것 중 어느 것이 회사에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는지 판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OTT 플랫폼 간 막혔던 유통의 벽이 더 빠르게 허물어지고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