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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금융공세①] 네카토, 이달 펀드 중개권 취득…‘은행·보험·카드·증권’ 전 분야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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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금융공세①] 네카토, 이달 펀드 중개권 취득…‘은행·보험·카드·증권’ 전 분야 진출

금융위, 공모펀드 중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예고
공모펀드 투자자 절반 이상이 ‘온라인’ 가입
대면 가입이 대부분인 은행 영향은 ‘제한적’
투자권유 위탁하는 증권사 판매실적에 영향

이달부터 네카토 등 핀테크 업체에 대한 공모펀드 중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이달부터 네카토 등 핀테크 업체에 대한 공모펀드 중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업체와 핀테크에서 ‘공모펀드’를 중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공모펀드 가입자의 경우 절반 이상이 온라인을 통해 투자해왔다. 그러나 투자상품별로 마땅히 비교해 볼만한 채널이 없어 일일이 찾아봐야하는 번거로움이 컸다. 다만 앞으로는 플랫폼 하나에서 다양한 공모펀드 상품을 만나볼 수 있게 침체해 있는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빅테크의 펀드시장 진출 이후 전 금융권을 망라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금융시장 지배력 역시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공모펀드 비교 추천서비스’를 샌드박스 내 혁신금융서비스로 승인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핀테크 등의 펀드 비교·추천행위는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중개행위’에 해당해 인가 라이선스가 요구된다. 다만 혁신금융으로 지정하면 이 같은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않고도 중개업이 가능해진다.
현재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를 포함한 9개 핀테크가 참여 의사를 나타냈고, 이달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 당장 내년부터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월 공모펀드 대중화와 경쟁력 제고, 경쟁 촉진 등 소비자 편익 증대 등을 위해 핀테크 중개를 허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금융위는 자기자본과 인적·물적 요건, 내부통제, 이해상충방지장치 등 일정 요건을 갖춘 법인에 대해서만 증권사와 위촉계약을 맺는 ‘투자권유대행법인’의 방식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투자권유대행인은 금융투자업자와 위촉계약을 맺은 개인(법인 불가)으로, 증권사에 투자자를 연결해주고 펀드판매 관련 수수료의 일부를 받는다.
현행법상 투자권유대행은 일정한 자격을 가진 ‘개인’만 허용하고 있어, 법인은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은 금융투자업자만 펀드판매가 가능하다. 금융위는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법인을 ‘투자권유대행법인’으로 지정하고, 투자권유대행인과 다르게 1사 전속주의 예외를 적용할 예정이다. 핀테크의 펀드중개는 온라인에서만 가능하고, 위험성이 낮은 ‘머니마켓펀드(MMF)’ 및 채권형 펀드를 우선 허용한 이후 향후 성과 등 논의를 거쳐 중개범위 확대와 자본시장법 내 제도화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빅테크 업체의 펀드시장 진출 이후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개인 공모펀드 가입이 증가하는 가운데 플랫폼에서 간편하게 비교한 후 공모펀드에 가입하는 수요도 폭발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MMF·채권형 펀드의 개인투자자 펀드 규모는 현재 23조원으로 중개한도가 없어 시장 규모가 크고, 제도화 과정에서 펀드 중개대상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일각에선 펀드시장이 빅테크 업체에 종속될 우려도 제기한다. 증권사가 플랫폼에 투자권유를 위탁하는 것으로 중개가 이뤄지면 판매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공모펀드에 투자하는 절반 이상은 비대면으로 가입한다. 은행의 경우 대면 중심으로 펀드를 판매해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특히 중개서비스 특성상 빅테크와 개별사 간 계약이기 때문에 대형 플랫폼사가 수수료율을 이용해 ‘증권사 줄세우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쉽게 말해 수수료를 잘 주는 증권사를 진열대에 우선 배치한다는 우려다. 올해 1월 출시한 보험중개플랫폼에서도 대형 보험사보다는 중소형 4개사의 점유율이 49%에 달했다.

김혜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논의 초기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중개플랫폼을 허용하지 않을 거란 예상이 많았는데, 최근 네카토 등 대형 플랫폼에도 펀드중개를 허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향후 펀드판매 시장의 경쟁구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