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이 보고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금리 인하 기대감↑… 과감한 인하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연준이 곧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날 고용 보고서 결과에 따라 금리 인하 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구직 사이트 몬스터Monster)의 경제학자 지아코모 산탄젤로(Giacomo Santangelo)는 "노동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되고 있어, 미 노동부 보고서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연준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금리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중요한 관심사"라고 말했다.
고용 둔화, 경기 침체 우려 심화
미국의 일자리 증가 속도는 2024년 들어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7월에는 신규 고용이 11만 4000 명에 그쳐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는 연준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발표된 각종 경제 지표들은 경제가 여전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 둔화와 제조업 경기 위축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지난 4일 ADP(Automatic Data Processing-미국의 대표적인 급여 및 인적 자원 관리 서비스 기업)가 발표한 8월 민간 고용 증가폭은 9만 9,000 명으로,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준의 다음 행보는?
산탄젤로는 "연준이 통화 정책을 완화하지 않고 너무 오랫동안 공격적인 긴축 기조를 유지한다면, 심각한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모든 비난은 연준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18일에 열리는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0.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연준이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선물 시장에서는 트레이더들이 2025년까지 연방 기금 금리가 약 2.2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금리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을 넘어, 더 깊은 경제 침체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동 시장, 여전히 불안… 구직자들의 고민 깊어져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가 여전히 남아있는 노동 시장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몬스터의 구직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구직자들은 여전히 의료 관련 직종과 재택근무, 파트타임, 원격 근무 등 유연한 근무 형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타젤로는 "일자리 격차가 크게 줄었지만, 노동 시장에는 여전히 심각한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며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가 해고된 사람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구직자들의 노동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경제 지표를 분석하는 제타 글로벌(Zeta Global)의 데이터에 따르면, 8월 일자리 시장 심리 지표는 전월 대비 1% 하락했고, 1년 전보다 4.6% 하락했다. 특히 일자리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신규 이사자 지수'는 이번 달에 9.9%나 급락했다.
제타 글로벌의 공동 창립자이자 회장인 데이비드 스타인버그는 "경제가 '소프트 랜딩'의 징후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시장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며 "일자리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경제 전반에 대한 낙관론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 보고서, 시장 향방 가를 핵심 변수
이번 8월 고용 보고서는 연준의 금리 결정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신규 고용 증가폭과 실업률, 임금 상승률 등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거나 밑돌 경우,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신중하게 투자 결정을 내릴 것을 조언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