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컨소시엄과의 228억 달러 거래, 중국 국영 매체 비판 속 진행 전망 불투명
애국심 고취 캠페인 강화하는 홍콩...리카싱 일가 경영진 압박 심화
애국심 고취 캠페인 강화하는 홍콩...리카싱 일가 경영진 압박 심화

재벌 리카싱 일가가 경영하는 CK 허치슨은 지난 3월 4일 미국 투자회사 블랙록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세계 23개국 43개 항구(199개 선석)에 대한 80% 지배지분을 228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하고, "2025년 4월 2일 또는 그 이전에 최종 문서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이 거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목하는 파나마 운하 양쪽 끝에 위치한 두 개 항만 시설을 운영하는 파나마 항만 회사에 대한 CK 허치슨의 지분 90% 매각도 포함되어 있다. 다만, 홍콩과 중국 본토에서 항구를 운영하는 HPH 트러스트 소속 자산은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에 대한 통제권을 "필요하다면 무력으로 되찾겠다"고 발언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된 시기에 이루어졌다.
협상 타결 직후, 중국 국영 매체들은 이 계획이 중국의 국익을 훼손한다며 맹렬히 비난하는 기사와 논평을 쏟아냈고, 베이징 국가시장감독관리국은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보호하고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이 거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드라인인 3일에 어떤 문서가 서명될지는 불분명하다. 홍콩 언론들은 양측이 "모두가 알고 있는 이유"로 예정대로 매각을 확정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측 계약에는 145일의 독점 기간이 포함되어 있으며, 매각이 완전히 취소된 것은 아니라고 전해졌다.
CK 허치슨은 닛케이 아시아의 문의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블랙록은 논평을 거부했다.
그러나 블랙록 측은 거래를 진행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래리 핑크 회장 겸 CEO는 월요일 발행된 주주 연례 서한에서 이번 거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자산에 투자하고, 소유하고, 운영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거래가 완료되면 컨소시엄이 전 세계 약 100개 항구 포트폴리오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홍콩 정부는 홍콩과 중국에 대한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이 통제하는 홍콩 기반 신문 타쿵파오는 2일에도 "국익이 최우선이며 보편적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중국 공산당의 홍콩 및 마카오 사무소 공식 웹사이트는 이러한 기사들을 재게시하며 베이징의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홍콩의 리스크 컨설팅 회사 스티브 비커스 앤 어소시에이츠의 CEO인 스티브 비커스는 "이 문제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홍콩에 나쁜 징조"라고 평가했다. 그는 CK 허치슨이 중국의 압력에 굴복할 경우 "홍콩의 자치권 명성과 서구 투자자들 사이에서 사업하기 안전한 장소로서의 입지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 거래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CK 허치슨, 더 나아가 홍콩의 다른 주요 기업들의 충성심에 대한 베이징의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CK 허치슨은 항만 논란과 별개로 지난해 전 세계 연간 매출 883억7000만 홍콩달러를 기록한 5개 핵심 사업 중 하나인 통신 자산 분사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