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능력보다 '컬처핏' 중요
뛰어난 인재보다 장기근속자 선호
SNS를 채용 쇼룸으로 활용
조직 분위기·문화 알리기 효과적
뛰어난 인재보다 장기근속자 선호
SNS를 채용 쇼룸으로 활용
조직 분위기·문화 알리기 효과적

21일 HR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 채용공고만 내고 기다리기보다 능동적으로 인재를 탐색하고 확보하는 방향으로 채용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채용동향조사'에 따르면, 경력직 채용에선 헤드헌팅(81.9%)과 다이렉트 소싱(51.2%)이 보편화되었고, 신입 채용에서도 채용연계형 인턴제를 통한 사전 검증이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Z세대를 중심으로 한 구직자들의 가치관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단순히 '뛰어난 인재'보다 '잘 맞고 오래 다닐 인재'를 선호하는 흐름이 자리 잡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컬처핏을 고려한 채용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중도 이탈률 감소를 위함이다"라고 설명했다.

HR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중소기업 인사담당자의 87.5%는 "신입사원이 입사 1년 이내 퇴사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HR 테크기업 인크루트가 HR담당자 4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49%의 HR 담당자가 "컬처핏을 확인하는 전형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90.9%가 '컬처핏에 맞는 구직자를 채용하는 것이 퇴사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사람인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컬처핏을 맞출 수 있는 기업 대상 '프리미엄 인적성 검사'와 'AI 모의면접'을 결합한 패키지를 출시했다. 사람인 측은 "단순히 역량 중심의 선발보다 장기 근속 가능성이 높은 인재를 찾는 것이 중요해졌으며, 면접 외에도 인적성 검사 등으로 기업과 지원자 간의 적합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컬처핏 검증이 중요해지면서, 기업 SNS는 단순 홍보 채널을 넘어 자사 문화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채용 쇼룸'으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가 기업 문화를 파악하는 수단으로 가장 많이 선택한 항목은 '기업 SNS'(29.4%)였다. 이어 '회사 홈페이지'(27.8%), '채용공고'(25.4%), '채용설명회'(17.5%) 순이었다. 반면 기업이 구직자의 컬처핏을 확인하는 전형으로는 △면접(62%) △자기소개서(25.4%) △레퍼런스 확인(7.8%) △문답 작성(4.9%)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구직층 Z세대는 기업 정보를 영상으로 소비하는 데 익숙하다. 진학사 캐치가 Z세대 취준생 24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취업 정보 검색 시 활용하는 포털' 1위로 '유튜브'(67%)가 꼽혔다.
이에 발맞춰 기업 SNS 콘텐츠도 진화하고 있다. 전형적인 인재상 나열보다는 실무자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 채용 담당자의 면접 꿀팁 영상, 직무 소개 콘텐츠 등 현실 밀착형 콘텐츠가 중심이 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신입 채용 담당자의 리얼 일상'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조직 문화와 업무 환경을 직관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해당영상은 17일 15시 기준으로 약 2만7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기 현직자가 다시 면접을 본다면?!'은 구직자들에게 실제 출제자가 제공한 해답지처럼 여겨진다. CJ와 수협은행 역시 직무 인터뷰, 채용 브이로그를 통해 자사 가치관과 일하는 방식의 이해를 돕고 있다.


삼성SDS는 Z세대 신입사원의 빠른 퇴근을 담은 숏폼 콘텐츠로 기업문화를 알리고, 각종 밈(Meme)을 활용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캐릭터 ‘한별이’를 활용해 채용 정보를 직관적으로 알리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텍스트 기반 정보로는 전달이 어려운 조직 분위기나 유연한 문화를 보다 쉽게 보여줄 수 있다. 실제 진학사 캐치 조사에 따르면 Z세대가 선호하는 유튜브 채용 콘텐츠는 △기업 소개(48%) △현직자 및 인사담당자 콘텐츠(38%) △합격 브이로그 및 인터뷰(32%)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SNS 활용이 단순 마케팅을 넘어 브랜딩과 채용 전략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부문장은 "Z세대 취준생의 영상 매체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기업에서도 유튜브를 활용한 소개 영상을 적극적으로 제작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병수 서울여대 경영학과 조교수는 'SNS 활용 기업의 성공전략'에서 "기업 입장에서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해 SNS를 통해 자사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SNS를 어떻게 자사의 기업 활동에 활용할 것인지, 어떤 언어로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