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19에서 차세대 이동통신기술 5G 상용화를 앞두고 각자 이같은 독자적 사업 전개 방향을 제시하면서 5G시대의 생존을 위한 차별화 전략을 밝혔다.
황창규 KT 회장은 5G의 의미를 단순한 네트워크가 아닌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황 회장은 5G 기반의 다양한 솔루션 등을 기반으로 한 한층더 강력한 B2B 시장 공략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25일(현지시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MWC19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지에서 가진 각각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열어 내달 상용화될 5G와 관련된 각사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각각 열린 이통 3사 간담회에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3사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참석했다. 5G 상용화를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 열린 MWC19 행사 현지 간담회는 종합ICT기업으로의 도약, 기업간 거래(B2B), 기업과 개인간 거래(B2C)로 요약된다.
이통업계 1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다음달 상용화될 5G통신서비스와 관련 ‘초(超)혁신’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모든 것을 연결하는 5G와 더불어 이번 행사의 슬로건이기도 한 인텔리전트 연결의 핵심요소를 들고 나왔다. 즉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통해 서비스를 진화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K텔레콤 측은 모바일을 초월하는 ICT 복합기업이자 서비스 혁신 기업이 되겠다는 지향점을 담았다고 의미를 부였다.
박 사장은 “글자를 하나 잡았다. SK텔레콤의 ‘T’라는 글자, ‘생각대로 T’가 오래됐다. 5G에 맞는 단어가 뭘지 생각하다가 ‘초(超)’라는 글자를 잡았다”며 “초(超)혁신은 SK텔레콤이 종합적인 ICT 회사가 되겠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현재 이동통신을 주력으로 삼으면서 미디어(SK브로드밴드) 보안(NSOK,ADT캡스,SK인포섹), 전자상거래(11번가) 사업들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특히 최근 부각된 미디어의 경우 올해 초 푹과 자사 옥수수의 합병법인 설립 추진, 최근 티브로드 인수 결정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박 사장은 이처럼 종합ICT 회사로 변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주력인 통신사업의 중요성도 결코 간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5G 시대에서 통화품질의 개선이라는 역발상은 타사 CEO에게서는 언급되지 않은 부분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그는 “5G 시대에 통화품질 이야기는 어느 사업자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로밍 개선 등을 생각하지 않는다. SK텔레콤이 제공하는 통화의 품질을 제고, 남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 통화 품질에 있어서 만큼은 뱅앤올룹슨을 지향한다”며 “영상통화 역시 해외에서도 카카오톡 보다 훨씬 더 나은 수준으로 올 상반기 경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창규 KT 회장은 5G가 네트워크가 아닌 ‘플랫폼’이라고 강조하며 B2B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황 회장은 “반도체 이후에 대한민국을 일으킬 기술과 서비스, 구글과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과 플랫폼에서 한판 붙을 수 있는 것은 5G라고 생각한다”며 “5G는 단순히 네트워크가 아니다,..수년 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야기 했던 부분이며 이것이 현실화되는 시점이 왔다. 이를 통해 국가가 한번 더 퀀텀점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플랫폼은 1~2년 전부터 이야기한 게 아니다. 처음(2015)부터 줄곧 강조해 왔던 것이다. (회장으로) 오자마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모든 기본기술, KT의 역량을 모았다”며 “KT를 통신사로 인식하고 있겠지만 블록체인, AI 등에서도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황 KT 회장은 현대중공업의 예를 들며 5G가 IT를 통해 모든 사람들을 연결시키면서 산업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여의도의 2.7배 되는 땅덩어리가 5G로 완벽하게 혁신되고 있으며 여러 중소기업들 역시 협력하고 있다. 가능하다면 수천 개의 업체와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중소기업들을) 세계속 히든챔피언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대한민국이 잘 설 수 있도록, 또한 전세계에서 한국이 IT 강국임을 알리는 KT가 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가장 먼저 5G에 접목할 수 있는 분야를 B2B가 아닌 B2C라고 판단, 서비스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생각하는 첫 5G 서비스는 ‘실감형 미디어’콘텐츠다.
하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5G에 가장 잘 접목될 수 있는 부분이 B2C라 확신한다. B2B는 솔루션이라 통신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상당히 제한돼 있다. 망을 통해 접목할 수 있는 주변 플랫폼이 있어야 B2B 사업이 성공한다”며 “다만 초기 단계애서 B2B 상업화는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 그 기간 동안 B2C에서 발동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B2B 시장의 경우 통신모듈의 양산 및 유통, 이를 기반으로 한 디바이스 등이 확대돼야 서비스들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데, 관련 모듈 양산이 스마트폰 대비 다소 늦어지는 만큼 B2C에 먼저 주목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 부회장은 “LG유플러스는 B2B 영역에서도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상당히 기술개발이 진척되고 있다. 다만 5G 초기 단계에서 B2B 상업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 기간 동안은 B2C 분야가 5G에서 발동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하 회장이 B2C 부문에서 특히 주목하는 것이 미디어다. 특히 초 저지연 속도, 초고속 통신 속도를 기반으로 한 실감형 미디어다. LG유플러스는 U+프로야구, 골프 등의 스포츠 중계 서비스와 U+아이돌 라이브 등의 연예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그는 이와관련, “야구, 골프, 아이돌 라이브 등도 5G와 맞물려 입체감, 생동감이 추가되면 고객들에게 크게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초고속 통신, 초 저지연 특성을 지닌 본격적인 5G시대가 오면 이들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콘텐츠 개발 능력 제고 차원의 해외 제휴를 본격화해 왔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열린 CES2019에서 구글과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에 합의한 데 이어 이번 MWC19에선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과 실감형 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