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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마권 허용’ 경마를 도박 아닌 국민레저 발전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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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마권 허용’ 경마를 도박 아닌 국민레저 발전 계기 삼아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 마권(馬券)'이 답이다 - 지상 좌담회
오영훈 의원 "코로나19 같은 재난 발생하더라도 산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제도 마련 필요"
김창만 경주마생산자협회장 "경마=사행산업 규제 속 내년 경마도 불투명...말농가 부도 위기"
강석대 서울마주협회장 "말산업 위기에 주무부처 외면...온라인 마권이 언택트시대 생존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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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경마(말)산업이라는 ‘특정산업’이 완전히 붕괴될 위기를 맞았다.

경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국내 말산업의 편항된 구조에 더해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경마 매출’을 오프라인을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묶어둔 법 제도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마 산업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온라인 마권 발매’ 등 말산업 붕괴를 막기 위해 당장 시급한 과제와 장기적인 말산업 발전 방안에 논의를 활발히 벌이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은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김창만 회장, 서울마주협회 강석대 회장 등 관계자 3인과 서면(비대면) 인터뷰를 갖고, 국내 경마(말)산업의 위기 타개와 장기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지상(紙上) 좌담회’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마권 발매를 통한 정상적인 경마가 6개월째 중단되고 있어 경마 종사자는 물론 말 산업 전체의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다.

▲강석대
=경마 중단 이후 경주마 생산자,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경마관계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다.

마주의 경우, 고가의 경주마를 도입해 마방에 입사시키고 매달 위탁관리비를 내야 하기 때문에 경마 중단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 경마 상금은 한국마사회법상 마권 발매(베팅)를 전제로 한 경마시행의 결과에 따라 집행됨으로써 마주의 경주마 투자 재원이 되는 것은 물론, 경마관계자의 소득 기반이 되고, 사료, 장비 등 연관산업의 비용으로 충당된다.

실제로 경마가 중단된 4개월여 동안 약 700억 원의 상금이 전혀 유입되지 못해 말 생산농가는 집단폐업 위기에 처했으며, 경마관계자들도 ‘생계 절벽’에 내몰려 있다. 즉, 경마 관련 산업군에 속한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연쇄적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고육책으로 지난 6월부터 ‘무관객 경마’가 시작됐지만, 관객을 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 경마가 시행되면서 한국마사회는 매출 손실과 적자 누적 등 심각한 경영위기 상태이다.

현재 코로나19로 (경마산업 전체의) 매출 손실액은 5조 6372억 원 규모이다. 무관객 경마 시행에 따른 매출 손실액은 3조 4000억원이 넘으며, 내년에도 정상적인 경마 시행이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다.

▲김창만
=경마 중단에 따른 최대 피해자는 말생산 농가가 아닌가 생각한다.

경주마의 유일한 수요처인 경마가 코로나19로 중단되면서 지난 3월에 시행하려던 경매가 무산됐고, 5월과 7월에 경매를 시행했으나 낙찰율과 낙찰가가 현저히 하락해 생산농가에 큰 실망을 안겨줬다.

말생산 사업은 다른 축종(畜種)과 달라 비축할 수도 없고, 2세가 넘으면 경마장 입사도 할 수 없어 폐기처분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생산농가의 손실은 이중삼중으로 커진다.

▲오영훈
=지방자치단체도 레저세 등 세수 감소와 축산발전기금 감소 등으로 손실을 입고 있다.경마의 레저세 수입은 연간 1800억 원으로, 이대로 경마가 중단될 경우 세수 감소는 불가피하다.

제주도는 국내에서 사육되는 말의 55%를 보유하고 있으며, 말보유 사업체가 900여곳에 이르는 대한민국 최대 말 산업지역이다. 경마 중단으로 경주마 생산자들의 피해가 특히 막심하다.

-지난달 27일 오영훈·김승남 의원(민주당) 주최로 국회에서 '경마산업 정상화를 위한 긴급좌담회'가 열렸다. 경마산업 정상화를 위한 당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지.

▲오영훈=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위기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고, 그동안 경마산업과 말산업 육성을 둘러싸고 여러가지 문제점이 지적돼 왔으나 그동안 잘 진척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국회 간담회는 이번 기회에 코로나19에 따른 경마산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제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대한민국 말산업의 문제점을 터놓고 의논하고 육성대책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간제한도 두지 않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그러나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위기 의식과 비교해 관련기관의 대책이 지난해의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현재 한국 말산업의 위기는 코로나19에 따른 경마 중단에서 비롯된 만큼 경마 중단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해소 방안으로 지난해부터 논의가 시작된 '온라인 마권 판매의 제도화'를 꼽을 수 있다. 동시에 코로나19와 같은 다른 재해·재난이 발생하더라도 산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대비책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강석대
=국회 긴급좌담회에 참석한 말산업 관계자들은 국내 경마산업이 처한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이 절실하다는데 크게 공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관계자들도 상황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좌담회였다.

이날 토론에서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제주 생산농가들의 발언이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마중단 사태로 생산자들이 생계까지 위협받으며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 농림부는 경주마 생산농가 또한 농민이라는 것을 잊었는지 방관하고 있는 상태"라는 주장한 부분이다.

더구나 주무부처가 말산업의 생존과 직결돼 있는 온라인 마권 발매를 반대하고 나선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경마산업을 농림부가 주관하고 있는 이유는 '마사진흥'과 '축산발전'이라는 목표 때문이다. 농림부의 책임과 역할이 큰 것이다.

게임산업의 경우, 주무부처인 문화관광체육부가 언택트형 산업적 기반을 진흥·발전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경마팬들이 '경마'를 다시 문체부 소관으로 옮겨달라는 청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온라인 베팅 재개를 위한 마사회법 개정안에 반대해 온 농림부의 신중한 접근은 일부 이해하나, 경마 베팅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라 접근이 쉽지 않고 이용자 보호기능 강화를 통해 제기되고 있는 우려를 충분히 불식시킬 수 있다.

또한, 합법적인 온라인 베팅 허용으로 현재 10조 원 이상 규모로 추정되는 불법사설경마 사이트 이용자들을 합법 시장으로 흡수하고 단속을 강화해 불법 경마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합법 온라인 발매가 불법시장을 축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영국, 홍콩, 일본 등 해외 사례에서 입증됐다.

물론 영국, 미국, 프랑스, 일본, 홍콩 등 말산업 선진국들도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지만, 경마 매출은 온라인 베팅을 통해 어느 수준 보전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이웃나라 일본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경마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김창만
=경마 중단 장기화로 마주의 구매력이 떨어져 농가에서 생산한 예비경주마들이 판로에 애로가 많다.

내년 경마를 내다보며 1세마를 구매해야 하지만 불투명한 경마계획으로 선뜻 구매하지 않아 이 때문에 생산농가에 예비 경주마들이 적체되고 사료비 등 경영비는 부채로 누적되면서 농가가 부도 위기에 처해 있다.

국산말 경주 확대 시행 등 소비촉진 정책과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경영난에 허덕이는 생산농가에 숨통이 트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어려운 여건의 국산말 생산 환경을 감안해 국산말 우대정책과 경주계획 수립 등 탄탄한 국산말 생산 기반이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

7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오영훈.김승남 의원 주최 '경마산업 정상화를 위한 긴급좌담회'에서 오영훈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7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오영훈.김승남 의원 주최 '경마산업 정상화를 위한 긴급좌담회'에서 오영훈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국내 경마(말)산업 정상화와 발전을 적극 도모할 수 있는 중장기 해법도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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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경마산업 전체를 사행산업으로 치부하면서 말 생산 농가마저도 많은 규제로 어려움이 있다.

소, 돼지, 닭 등은 번식을 위한 수입에서 부가가치세를 면세하고 있으나, 말 수입은 면세가 없어 우수마 생산을 위한 종자 개량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규제를 완화하고 외국산 경주마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산말 생산사업에 적극적인 지원과 성원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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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지난 20대 국회에서 불법사설경마 시장 확대와 관련한 세금 탈루 문제와 단속의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하고 합법경마 시장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온라인 마권판매'를 핵심으로 한 '한국마사회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심의 과정에서 사행심 확산 등에 미치는 영향 등 국민 공감대의 미성숙 문제, 장외발매소 축소 같은 문제들이 제기되면서 법률개정이 이뤄지지 못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마 전면중단으로 온라인 마권발매 관련 법률개정이 다시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이용자의 인증기술문제, 과몰입 방지기술문제, 경주실황중계 유출 차단기술 등 기술조치를 사전에 완비하는 과제와 함께 관련기관간 사전협의를 통해 전국민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과제를 여전히 갖고 있다.

따라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마련하고 제시함으로써, 국민적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밟아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지원 역할을 적극 수행해 나갈 생각이다.

또한, 경마산업을 둘러싼 주체들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제도 설계와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개인 마주제로 전환된 이후에,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노동 여건이 악화일로에 있다는 진단들이 있어 왔다.

이같은 문제들을 극복하는 과제와 함께 장기적으로 승마산업의 활성화 문제, 식품산업, 가공산업 등 말산업 전반의 육성을 위한 제도 신설과 개선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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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대
=8월 15일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으로 ‘10% 부분관객 입장’만을 기다려온 경마계가 다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전세계 경마산업이 온라인 발매를 통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있듯이 한국경마도 이제 온라인 베팅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특히, 말 산업은 경주마를 중심으로 생산·육성의 1차산업, 경마장과 목장건설 등 2차산업, 마권 발매·중계 등 서비스산업의 3차산업, 말 관련 각종 데이터정보를 다루는 4차산업 등 1~4차 산업을 망라하는 융복합산업이자 경주마 수출 등 성장잠재력이 큰 산업이다.

오히려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과 복권(로또)은 (경마와 달리) 온라인 구매가 허용되고 있는 반면, 말 산업 파급효과가 막대한 경마에만 온라인 구매를 금지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 처사라고 본다.

코로나19 여파로 일상의 삶이 비대면 방식으로 급격히 전환하는 뉴노멀시대를 맞아 경마계도 언택트 방식의 '온라인 베팅'이 생존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마사회는 21대 국회에서 다시 한 번 온라인 발매 재개를 위한 마사회법 개정안 입법 발의를 전사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해당 법안을 정치권에서 경마산업 발전과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길 바란다.

-경마 관계자를 포함해 경마팬과 일반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강석대
=100년 역사의 한국 말산업이 붕괴될 위기에 놓였지만 아무도 이 상황에 책임지지 않는다. 주무부처마저도 등을 돌리고 눈을 감았다. 코로나19가 아닌 세상의 편견이 경마를 멈춰 세운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한국경마의 미래를 위한 준비를 서두르지 못했던 것 같다. 깊이 반성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세상의 무관심과 냉대로부터 지켜내야 할 말산업의 가치는 무엇인지, 사회 공감대를 얻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경마인들부터 스스로 성찰해 봐야 할 것이다.

▲김창만
=경마는 농가에서 생산한 말의 능력을 시험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도박’이 아닌 ‘건전한 레저문화’로 인식되고 정착되기를 바란다.

국산 경주마에 경마팬 여러분이 관심과 애정을 가져 주시면 우수한 경주마 생산을 위해 생산목장도 더욱 노력하겠다.

▲오영훈=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장에 명확한 대안을 제시해 드리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말산업 관계자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도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경마(말산업) 관계자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모두 어려운 상황이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마음가짐으로 포기하지 않고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드리고 싶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