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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코리아, 제품은 '북유럽 감성’, 임금·가치관은 '한국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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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코리아, 제품은 '북유럽 감성’, 임금·가치관은 '한국식'?

이케아코리아 본사-노조, 7개월간 28차례 교섭에도 갈등 지속
노조, '임금 체계 개편' 주장하며 3차 쟁의 돌입…총 파업 예고

이케아코리아 노조는 해외 사업장과의 임금 차별대우를 지적하며 오는 20~25일 전 조합원 파업을 예고했다. 사진=이케아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이케아코리아 노조는 해외 사업장과의 임금 차별대우를 지적하며 오는 20~25일 전 조합원 파업을 예고했다. 사진=이케아코리아
이케아코리아가 노사갈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이케아는 노동환경이 좋은 스웨덴의 기업이지만, 이케아코리아는 ‘해외 사업장과 차별대우한다’는 노조의 비판에 직면해 주목받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코리아지회(이하 이케아코리아 노조)는 오는 20~25일 전 조합원 파업을 예고하고 지난달 29일부터 3차 쟁의에 들어갔다.
올해 7개월 동안 이뤄진 28차례 교섭에서 노조는 이케아코리아 본사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600여 명이던 조합원 수는 쟁의를 시작하고 현재 8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케아코리아 노조의 핵심 요구는 임금 체계 개편이다.
이케아코리아 노조에 따르면 한국법인만 다른 국가와 달리 주말 수당, 저녁 수당 등 특별 수당과 단시간 노동자에 대한 임금 보완 정책이 없다.

실제로 해외 이케아 직원은 평균 시급 15달러(한화 약 1만 7000원)를 받고 주말에 일할 경우 150% 특별 수당을 받는다. 해외 사업장은 주 16~32시간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에게 임금의 25%를 추가 지급한다.

반면 한국 직원의 시급은 최저임금 수준이며 저녁 수당(일반 시급의 120%)도 없다. 정규직이어도 주당 근무시간이 최소 16시간에서 최대 32시간까지 편차가 있어 연차를 사용하거나 경조사 챙기기도 어렵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이케아는 2014년 세계에서 43번째로 다소 늦게 한국에 진출했지만, 공격적인 출점과 매출 상승으로 한국 가구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코로나19에도 2020년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방문객이 31% 늘었고, 매출은 33% 증가한 6634억 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런 성과가 노동환경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업무 형태는 글로벌 기준 따르면서 임금, 복리후생은 동종업계 최저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한국법인 노동자들도 해외 법인 노동자들과 동등하게 대우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케아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 특성상 주말 수당을 주는 경우가 많이 없다. 공휴일과 주말에는 평일보다 객수가 최대 3배 많아 인력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케아만 시도한다고 될 문제는 아니고 업계 전반적으로 개선돼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노조 측은 회사의 일괄타결안 제시와 교섭 여부에 따라 최종 파업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종교섭이 타결되지 않을 시 간부 회의를 거쳐 파업 형태, 방법, 시간 등 세부 내용을 긴급 공지할 계획이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회사는) 단체협약을 원만하게 체결하고자 하는 분명한 의지가 있으며 서로의 입장 차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안 마련 중이다. 직원들과 이번 갈등을 잘 풀어나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