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자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의 첫 번째 블록체인 게임인 ‘버드토네이도 포 위믹스(For Wemix)’를 출시한 위메이드트리는 지난 4일 ‘재신전기 포 위믹스’를 출시했다. 인기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2'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첫 번째 블록체인 게임이다.
위메이드트리는 자체 개발한 탈중앙화 거래소 위믹스덱스(WEMIX DEX)를 통해 위믹스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활용되는 토네이도(Tornado), 시큐주안시(CQ Zuanshi)등의 게임 토큰과 위믹스 토큰을 교환할 수 있다.
위메이드트리의 블록체인 게임을 이용해 얻게 된 게임 토큰을 위믹스 토큰 등 각종 재화를 구매하거나 다른 코인으로 교환이 가능하며,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다. 또 디지털 지갑인 ‘위믹스 월렛’에 보관·전송도 가능하다. 위메이드 위믹스 플랫폼에서 사용 가능한 위믹스 토큰은 빗썸 등 가상화폐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거래도 용이해졌다,
글로벌 인기작 ‘미르2’ IP를 기반한 ‘재신전기’ 출시로 위믹스 토큰의 저변확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지도 높은 게임으로 사용자 유인과 이로인한 위믹스 토큰 거래량 증가는 위믹스텍스 활성화로 이어지고, 또다시 게임의 충성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김석환 대표가 이날 “‘재신전기’를 필두로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게임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위메이드 뿐 아니라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도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보라’ 운영사인 웨이투빗에 최대주주에 올랐다. 2018년 웨이투빗 주식을 일부 취득한 카카오게임즈는 콜옵션 행사를 통해 웨이투빗 주식의 약 28만 주를 추가로 획득해 총 45.8%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웨이투빗은 PC 온라인 MMORPG ‘아스텔리아 로얄’, ‘프리프’, ‘라펠즈’, 액션 RPG ‘그랑에이지’ 등 다양한 게임 IP를 한국, 북미, 유럽 지역에 글로벌 퍼블리싱 서비스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웨이투빗과 함께 각각 게임, 블록체인 등 양사 서비스 분야에서 공동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이미 자회사 그라운드X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인 KAS를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부터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해 온 엠게임은 자사의 인기 IP '귀혼'을 기반한 블록체인 게임 '귀혼 포 클레이튼(for Klaytn)'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연내 다양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스포츠 승부예측 게임을 출시한다는 계획이지만 국내 상황에 맞춰 ‘속도조절’에 나서기로 했다.
네오위즈의 자회사 네오위즈플레이스튜디오는 블록체인 기반 대전형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대전형 게임 '솔리테어 듀얼 온 이오스'를 자체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네이버도 올초 기업형 액셀러레이터 D2SFD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게임 엔진 '립플래닛'을 개발한 나인코퍼레이션에 투자하기도 했다. 중앙 서버가 필요 없고 복잡한 형태의 MMORPG게임도 오픈 소스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립플래닛을 기반으로 레퍼런스 게임 ‘나인 크로니클’ 개발, 글로벌 출시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 넥슨의 모회사인 NXC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인수를 추진하며 적극적으로 블록체인 영역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2017년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코빗을 인수한 김정주 NXC 대표가 이듬해 유럽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비트스탬프까지 사들였고, 최근에는 국내 최대 거래소인 빗썸을 5000억 원가량으로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거래소 인수가 블록체인 게임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점에서 넥슨이 보유한 게임의 ‘블록체인’ 연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블록체인으로 생성되는 가상자산이 게임 밖으로 나와 현금화돼 거래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며 블록체임 게임에 대한 규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로 시선을 돌리는 이유다.
게임 이용자로선 아이템이 객관적 자산이 되고, 게임사로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상자산이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더라도 현실에서 공식적인 자산으로 인정받을 경우 자칫 게임의 사행성 확대와 금융질서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그간 플레로게임즈 '유나의 옷장', 노드브릭 '인피니스타' 등은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의 확장성과 성장성 등 경제성은 분명하지만 사회적 시각에선 블록체인 게임의 가상자산 개방이 시기상조라고 볼 수 있다”면서 “글로벌 게임사들은 이미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시점에서 결국 국내 시장 주도권을 해외에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 일부라도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조건부 규제완화를 주장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