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CGV는 국내를 비롯한 7개국에서 594개 극장, 4271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극장 관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임차관리비 등의 고정비 부담은 그대로라 영업손익이 적자로 전환했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지난해 CGV의 국내 매출은 3258억 원, 영업손실은 2034억 원을 달성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물론 한국 영화 기대작들까지 줄줄이 개봉을 연기한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유행이 반복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전면적인 운영 중단은 하지 않으면서 국내 영화산업을 떠받치려 노력한 점은 작은 성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상대적으로 컸던 터키와 인도네시아에서도 극장 영업 중단과 재개가 반복적으로 이뤄졌다. 터키 CGV에서는 332억 원의 매출과 163억 원의 영업손실, 인도네시아 CGV에서는 212억 원의 매출과 289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CGV의 자회사 CJ 4D플렉스 역시 지난해 오감체험특별관 4DX와 다면상영특별관 스크린X 등 독자적인 극장 기술 플랫폼의 해외 극장 수출길이 막히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CJ 4D플렉스의 매출은 2019년 대비 73.2% 줄어든 303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387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4분기만을 놓고 보면 국가별로 희비가 다소 엇갈렸다. 지난해 11월부터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국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5.4% 급감(632억 원)했고 영업손실은 570억 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됐고, ‘한 칸씩 띄어 앉기’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이 시행되면서 연말 성수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부 국가에서는 희망적인 신호가 감지됐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1월 영업을 중단했다가 7월에 영업을 재개했는데, 지난 4분기 관객이 2019년 4분기 대비 80% 가까이 회복되면서 5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베트남 역시 지난 4분기 2019년 4분기의 50% 수준까지 매출을 끌어올렸다.
CGV는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된다면 영웅’ ‘서복’ ‘인생은 아름다워’ 등 지난해 개봉이 미뤄졌던 대작들이 나오면서 영화 시장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부터 이어온 비용 절감, 극장 공간의 재활용, 다양한 콘텐츠 확보 등 자구노력을 올해도 이어가며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임차관리비 절감 노력을 위해 CGV는 임대인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이외에 e-스포츠 및 공연 중계, 유튜브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콘솔게임 대관 플랫폼 ‘아지트엑스’처럼 극장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새로운 상품을 꾸준히 출시할 예정이다.
허민회 CGV 대표는 “2021년은 지난해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코로나 극복과 실적 회복의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자구노력을 강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극장 공간과 CGV만의 독자적인 기술‧운영 비법을 어떻게 잘 피봇팅(Pivoting, 방향전환) 할 것인지 연구 개발해 극장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