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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당국, 아스트라제네카보다 화이자 백신 접종 후 혈전 사례 보고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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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당국, 아스트라제네카보다 화이자 백신 접종 후 혈전 사례 보고 더 많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 혈전 공포 확산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뉴시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전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이어지자 예방적 조치 차원에서 유럽에서 백신 접종을 중단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다.

앞서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불가리아, 아일랜드, 네덜란드가 우선적으로 접종을 연기한 데 이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스페인이 잠정 중단 결정을 내렸다.
오스트리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는 오스트리아에서 폐색전증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제조단위(batch) 'ABV5300' 백신 접종을 중지했다.

혈전이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를 말한다. 혈전이 생기면 그 부분의 혈관을 좁히거나 막아 혈류(血流)가 멈추게 된다.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자 영국 당국은 자국이 개발한 백신이 안전하다고 반격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보다 화이자 백신에서 접종 후 혈전 사례가 더 많이 보고됐다는 기사를 올렸다.

의약품 규제 기관인 유럽의약품청(EMA)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액 응고에 대한 연관 관계를 조사 중이다. EMA는 지난 10일 성명을 통해 "예비조사 결과 백신 접종으로 인해 혈전이 발생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코로나 백신 접종 후 혈전 부작용 보다 접종을 중단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규제청(MHRA)도 백신과 혈전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백신 접종은 계속해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MHRA는 화이자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보다 더 많은 혈전 사례가 보고됐는데 어디에서도 중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월 28일 기준으로 접종 후 혈전 사례는 화이자 38건, 아스트라제네카 30건으로 각각 나타났다.

코로나 백신 접종 후 혈전과 사망률 그래프. 자료=위크데이 타임스(Weekday Times)이미지 확대보기
코로나 백신 접종 후 혈전과 사망률 그래프. 자료=위크데이 타임스(Weekday Times)

백신 보안 책임자인 필 브라이언 박사는 "우리는 연구들을 주의 깊게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엄청난 양의 접종 횟수와 혈전이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빈도를 고려할 때, 백신과 혈전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앤서니 핸든 교수는 BBC방송에 출연해 "영국에서 일반적으로 한 달에 3000명에게서 혈전이 발생한다"며 "매우 많은 사람들에게 예방접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히 예방접종과 비슷한 빈도의 혈전이 발생한다. 그것은 예방접종으로 인한 것이 아니고 자연적으로 일어난 결과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위험성은 예방접종으로 인한 위험보다 훨씬 더 크다고 강조했다.

영국 레딩대학의 시몬 크락크(Simon Clarke) 미생물학 박사는 "영국에서 매달 3000여건의 혈전이 발생한다. 혈전은 많은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체중과 흡연과도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피임약 복용으로 인해 1년에 1000명 중 1명꼴로 혈전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임페리얼 칼리지의 실험의학 교수 피터 오픈쇼(Peter Openshaw)는 유럽에서 아스트라제카 백신 중단이 '대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픈쇼 교수는 FT가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중지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이유에 대해 묻자 '브렉시트(Brexit,영국 유럽연합 탈퇴)'가 원인이라고 인정했다.

EU는 아스트라제카 백신은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도 물량은 유럽연합(EU) 회원국 밖으로 수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를 둘러싼 유럽 선진국의 신경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영국의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에 타격을 가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이 제약사가 생산하는 백신 물량을 영국에 뺏기지 않겠다는 EU의 속내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EU와 영국의 '포스트 브렉시트' 갈등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신경전은 백신의 안전성 여부보다는 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가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백신의 안전성은 매우 명백(crystal clear)하다"고 언급했고, 대표적인 보수당 지지자 앤서니 브라운 영국은행협회(BBA) 회장은 "유럽 지도자들이 '과학이 아닌 정치'에 의해 움직인다"고 비난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