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식품'으로 첫 출시된 동원참치
동원산업은 제품 출시 초기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인식되느냐가 마케팅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고 판단했다. 참치가 고급 어류인 점에 착안하여 참치캔을 ‘고급식품’으로 포지셔닝하고 1차 소구 대상을 중, 상류층으로 잡았다. 실제로 당시에는 국민 소득 대비 참치 원어 가격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참치캔 역시 한 캔에 약 1000원으로 비싼 식품이었다.
◇'제품력'을 내세워 참치캔 3파전에서 승리
첫 출시 이후 40여 년 동안 한 번도 1위의 자리를 놓치지 않은 동원참치는 라이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동원참치가 서서히 알려지던 1983년 중반 동아제분, 곧바로 해태가 참치캔 시장에 뛰어들어, ‘동원참치 살코기캔’ ‘동아 씨치킨’ ‘해태 남태평양참치’의 3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당시 동아제분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광고 물량 공세를 폈고, 해태는 영업력과 브랜드 인지도로 밀어붙였다. 동원산업은 '가장 훌륭한 광고는 바로 제품 그 자체'라는 판단 아래 제품력 향상에 집중했다.
1983년 중반부터 이듬해 말까지 치열하게 펼쳐졌던 참치캔 시장 쟁탈전은 약 2년 만에 동원참치의 승리로 판가름 났다. 좋은 원료 확보에서부터 우수한 제품력, 마케팅, 광고전략에서 경쟁업체들에 앞섰던 결과다. 참치캔 시장 쟁탈전은 각사의 대대적 광고 판촉활동으로 소비자들에게 참치캔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참치캔 시장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건강식품'으로서의 참치로 제2의 전성기 맞아
2000년대 이전까지 참치캔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먹을 수 있는 ‘편의식품’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편의식품의 다양화로 동원참치의 입지가 위협받기 시작했다. 이에 동원F&B는 참치의 브랜드 가치 혁신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건강식품'으로서의 참치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참치는 고단백 저지방 수산물로 칼슘, DHA, EPA, 단백질, 오메가6, 비타민 등 인체에 유익한 영양성분이 들어 있는 건강식품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편의식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통조림’ 식품이라는 선입관이 컸다. 동원F&B는 2000년 이후 '바다에서 온 건강'이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참치의 건강성을 부각시키며 광고, 홍보 등 마케팅 활동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치 혁신 전략은 건강을 지향하는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참치의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냈다. 2003년 2000억 원을 넘어서면서부터 정체를 겪고 있던 연간 매출액이 지난 2011년 처음 3000억 원을 돌파했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동원F&B는 최근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펭수'와 컬래버레이션으로 주목받았다. 이어 지난해 7월 트로트 가수 정동원을 모델로 레트로 콘셉트의 광고를 공개하는 등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