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전원 버튼을 누르니 소리가 나면서 청소기 헤드에 초록빛 레이저가 켜졌다. 레이저가 켜진 곳에 먼지들이 있는 게 보였다. 분명 청소기를 가동하기 전까지만 해도 눈에 보이지 않던 먼지들인데, 마술이라도 본 것처럼 신기했다.
각각 1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이지만, 이들을 구매할 이유는 충분하다. 바로 0.3 마이크론 크기의 미세한 먼지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99.99% 걸러낸 후 깨끗한 공기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접어든 후 청소와 공기 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상황에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청소기가 등장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신제품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흡입된 먼지 입자의 수와 크기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음향 진동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피조 센서가 먼지를 1초에 1만 5000번 측정하고 LCD 창에 흡입된 입자의 수와 크기를 표시해준다.
행사장에 마련된 소파 아래에 설탕 가루를 뿌리고 다이슨 V12 디텍트 슬림으로 즉각 시험에 돌입했다. 먼지 입자 크기별로 얼마만큼의 먼지가 있는지 숫자로 보였다. 먼지가 적은 곳에 가면 청소기 소리가 줄어들었다. 배터리 충전까지 남은 시간(21분)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또 원뿔형 엉킴 방지 브러쉬 바가 탑재된 헤어 스크류 툴을 끼우면 머리카락이나 반려동물의 털을 끼임 현상 없이 청소할 수 있다. 이는 클리너 헤드에 장착된 56개의 폴리카보네이트 빗살이 브러쉬 바에서 머리카락을 자동으로 제거해주기 때문이다.
데모스토어(체험형 매장)처럼 꾸며진 신제품 출시 행사장에서 제품을 관찰하던 기자는, 레이저가 초록빛인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현장 관계자는 바로 과학적인 설계에 답이 있다고 했다. 370명의 다이슨 엔지니어팀이 연구한 결과, 초록빛이 먼지를 극명하게 확인시켜줄 수 있는 것으로 도출됐다고 한다.
또 다이슨의 설립자이자 수석 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이 직접 신제품 시연을 하면서 밝힌 바에 따르면, 다이슨 V15 디텍트는 클리너 헤드 지면에서 7.3㎜ 떨어진 지점에 1.5도 각도로 레이저를 투사하는데 이는 숨겨져 있는 먼지를 보여주는 기능을 한다.
한 번 배터리 충전을 하면 쓸 수 있는 신제품 무선 청소기 2종의 작동 시간은 1시간이다. 꼭 집이 아니더라도 캠핑장 등 외부에 가지고 다니기 용이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휴대폰을 쓰듯 언제 어디서든 청소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줄이야! 그걸 다이슨이 해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