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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접종률 75% 돼야 봉쇄 해제...美 "심기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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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접종률 75% 돼야 봉쇄 해제...美 "심기 불편"

주요국의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 현황. 캐나다가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 사진=Our World in Data이미지 확대보기
주요국의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 현황. 캐나다가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 사진=Our World in Data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부실한 대응으로 홍역을 치른 미국이 뒤늦게 전국민 접종에 팔을 걷어붙인 결과 28일(이하 현지시간) 전체 성인인구에서 현재 1회 접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53%를 돌파한 상황이다.

전세계 평균이 23%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접종률은 우수한 편에 속한다. 이에 따라 미국내 코로나 방역 조치도 빠르게 완화되고 있고 그동안 발이 묶였던 미국인들도 다시 여행 길에 오르면서 공항이 다시 북적이고 있다.
국내 여행을 넘어 해외 여행을 준비하는 미국인도 늘고 있다. 관광지가 많이 몰려 있는 유럽의 경우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등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접종률을 보이고 있는 나라를 중심으로 그동안 미국인에게 닫혔던 문을 다시 열었다. 프랑스의 1회 접종률은 49%, 스페인은 51%, 그리스는 45% 정도다.

그러나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인의 심기를 많이 불편하게 하는 나라가 한군데 있으니 미국과 바로 붙어 있는 캐나다다. 아직도 미국인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완고한 입장


미국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졌음에도 바짝 붙어 있는 캐나다가 여전히 미국인의 입국을 막고 있는 이유는 캐나다 정부가 생각하는 출입국 완화의 기준이 높기 때문이다.

캐나다가 최근 밝힌 입장은 적어도 다음달 21일까지 미국인의 입국을 계속 막겠다는 것. 캐나다가 원래 생각한 시점보다 더 늦춰졌다. 이 때까지는 육로로 오든, 비행기로 오든, 배로 오든 어떤 식으로든 미국인의 캐나다 입국이 계속 금지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초 영국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국경 봉쇄를 조속히 해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트뤼도 총리가 거절했다.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하면서 트뤼도 총리가 “국민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뤼도 “접종률 75% 돼야 봉쇄 해제”


NYT에 따르면 캐나다가 미국과 접한 국경의 봉쇄를 푸는 문제는 트뤼도 총리의 대국민 약속과 직결돼 있다.

코로나 백신 1회 접종률이 75%를 돌파하고 2회 접종률이 20%를 넘어야 국경 봉쇄를 해제하겠다는 입장을 진작부터 밝혀왔기 때문이다.

28일 현재 캐나다의 1회 접종률은 67%를 넘어 영국과 이스라엘보다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트뤼도 총리가 목표로 설정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여기에다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델타 변이’도 국경을 쉽게 열지 못하게 하는 배경이다. 실제로 트뤼도 총리는 국경 봉쇄를 해제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최근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2회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의 경우에도 코로나를 전염시킬 수 있다”며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 재확산 가능성을 우려했다.

NYT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전면적인 국경 봉쇄 해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단계적으로 풀겠다는 얘기.

일단 다음달 5일부터 2차 접종을 끝낸 캐나다 국민의 입국만 자가격리 조치 없이 허용할 예정이다. 캐나다 정부는 캐나다에 가족이 있는 미국인의 경우도 최장 15일동안 체류를 허용할 계획이다. 여행을 목적으로 입국하는 경우를 비롯해 나머지 경우는 캐나다 입국이 계속 봉쇄된다.

◇캐나다의 경제 손실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내린 선택이지만 캐나다가 미국인 입국을 계속 차단하는 바람에 감수해야 할 경제적 손실은 상당하다.

지난해초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 2019년 캐나다에 입국한 외국인 총 2210만명 가운데 무려 1500만명이 미국인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캐나다에서 쓴 돈만 230억달러(약 26조원)인데 이 가운데 111억달러(약 13조원)가 미국인 지갑에서 나왔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