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면세점 매출은 1조 3479억 원으로 5월보다 약 14% 줄었다. 면세점 매출은 지난 2월 1조 1687억 원에서 3월 1조 4347억 원, 4월 1조 5574억 원, 5월 1조 5687억 원으로 계속 증가하다가 넉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자 국내 면세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올 6월 업계 최초로 해외 직구(직접 구매) 사업에 뛰어든 롯데면세점은 지난 7월 27일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등 온라인 플랫폼을 전면 개편했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겨냥해 상품 소개 화면을 기존의 상품 전시 형태에서 벗어나 스토리텔링형 잡지 방식으로 전환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라이브' 페이지에서는 롯데면세점이 직접 선발한 쇼호스트가 실시간 면세품 판매 방송을 진행한다.
고도화된 면세점 쇼핑 시대를 열기 위해 모바일 앱에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한 뒤 가상으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피팅 서비스를 도입했다.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 가상 체험 공간에서는 설화수 매장 내부 모습을 360도로 둘러보고 전시 상품을 클릭해 롯데인터넷면세점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신라면세점은 '중국판 하와이'로 불리는 중국 하이난성 면세시장에 진출한다.
중국 하이난 지역은 현지 정부의 지원책에 힘입어 지난해 글로벌 면세시장 침체 속에서도 10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이난 지역 면세점 매출은 온라인 매출을 포함해 320억 위안 이상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라면세점은 합작사가 성장하면 향후 중국 대륙시장 진출이 유리해질 것으로 판단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 특히 하이난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면서 “앞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해 면세점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지난 7월 중순 사업 재편을 위해 강남점의 문을 닫고 대신 온라인 강화에 돌입했다.
현재 이 면세점은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가상 캐릭터 '심삿갖'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예상보다 빨리 비대면 소통의 시대가 열린 만큼 공식 SNS 채널을 트렌드를 선도하는 소통의 공간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국내 중소‧중견 브랜드들의 판로 개척 지원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인터넷면세점에서 면세점 업계 최초 중소기업 전용관 'H하모니(H.armony)'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는 서울산업진흥원, 글로벌 인플루언서 유닛(GIU)과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친환경 브랜드 육성에 나섰다.
오는 9월 30일까지 동대문점 13층에서 ‘마이 그린 듀티’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팝업스토어에는 서울산업진흥원이 선별한 3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한편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면세점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면세점 환경은 코로나19 속에서 절대적인 도매 거래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현재 사업 모델로는 향후 한국 면세 산업에 위험 요인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