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오뚜기는 “최근 기업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사회적 약자인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과 취식 편의성을 높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 이행하겠다”고 31일 밝혔다.
오뚜기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패키지 디자인 샘플을 제작한 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협조를 받아 점자의 위치와 내용, 가독성 등에 대해 논의를 했다.
점자 표기는 오는 9월 ‘컵누들 김치·얼큰 쌀국수’를 시작으로 이뤄지며, 앞으로 오뚜기 컵라면 전 제품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시각장애인들이 제품 선택과 취식을 할 때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컵라면 최초로 점자 표기를 추진했다”면서 “앞으로도 사회 취약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양식품도 같은 날 컵라면 점자 표기 적용 계획을 전했다. 오는 9월부터 판매될 점자 표기 컵라면은 '큰컵 불닭볶음면' '큰컵 삼양라면'이다.
이는 그동안 시각장애인들이 라면을 구매할 때 점자 표기 제품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용기면 물을 맞추기 위해 용기 안에 손가락을 직접 넣어 확인해야 했던 점을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삼양식품 관계자는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이번에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과 점자 표기 용기면을 공동 개발했다. 원샷한솔은 점자 표기 제품의 오탈자와 가독성을 확인하고 외부 물 확인선을 만드는 전 과정에 참여했다. 점자는 제품 하단에 삽입된다. 빠른 제품 확인을 위해 불닭볶음면은 ‘불닭’, 삼양라면은 ‘삼양’으로 축약 표기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용기면의 점자 표기에 좋은 취지가 깃든 만큼 많은 기업이 이 행보에 동참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점자 표기 컵라면은 좋은 취지의 변화인 만큼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탄생한 것으로 안다. 오뚜기, 삼양식품뿐만 아니라 다른 라면업체들도 곧 점자 표기가 된 컵라면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