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영국 로이터 통신 등은 공산당 중앙 선전부,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등 4개 기관에서 지난 9일 텐센트·넷이즈 등 주요 게임 업체를 상대로 '웨탄(約談, 예약면담)'을 진행했다고 연이어 보도했다.
아울러 게임 콘텐츠 심의를 강화해 선정적이거나 잔인한 내용, 배금주의, '냥파오(娘炮, 여성스러운 남자)', 'BL(남자 동성애)' 등 불량 문화를 배격할 것을 주문하는 한 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당분간 새로운 판호 발급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다시 한 번 고삐를 단단히 쥐었다는 소식에 게임사들의 주가도 폭락했다. 9일 기준 텐센트 홍콩 증시, OTC마켓 주가는 전날 종가에 비해 각각 11%, 5% 하락했으며 넷이즈도 홍콩 증시, 나스닥에서 각각 8%, 6% 하락했다.
연이은 게임 관련 규제 발표 소식, 특히 '신규 판호 발급이 없다'는 보도에 한국 게임 업체에 대한 악영향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2018년 약 9개월 동안 판호 발급을 전면 중단했고, 한국 게임은 약 1년 8개월 동안 판호 목록에 오르지 못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판호 발급 금지와 더불어 심의 강화로 인해 서브컬처 게임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며 "선정성 문제나 '미소년' 등에 대한 단속 강화는 모바일 서브컬쳐 게임을 주로 제작하는 중국 게임사들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텐센트에서 6월 글로벌 출시한 서브컬쳐 신작 '백야극광'이나 선본 네트워크가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인 '소녀전선 2: 추방' 등이 아직 판호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견제가 텐센트를 주요 타겟으로 삼았다는 점 또한 국내 게임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는 이미 국내 여러 게임사에 투자를 진행했고 올 2분기 기준 관계사를 통해 넷마블 지분 17.52%, 크래프톤 지분 15.35% 등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많은 한국 게임들이 텐센트, 혹은 텐센트 관계사를 통해 중국에 진출했다. 현재 중국 서비스 사전 예약을 받고 있는 펄어비스 '검은 사막 모바일' 또한 텐센트가 지분을 보유한 관계사 아이드림스카이와 공동 퍼블리싱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업계 관계자는 "판호 물꼬가 트이는가 싶었지만 역시나였다"며 "텐센트에 대한 집중 견제가 계속된다면 향후 중국 진출은 물론 현재 중국에서 서비스되는 게임들마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