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4'는 위메이드 대표 IP '미르의 전설' 시리즈의 신작이다.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개시, 오랜 기간 모바일 게임 매출 톱10을 지키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지난해 하반기 영업 적자를 기록하던 위메이드는 올 상반기 매출 1450억 원, 영업이익 544억 원, 반기순이익 445억 원을 거둬들였다.
'미르4'는 26일 아시아 8개, 북미 1개, 유럽 2개 등 총 11개 서버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위메이드 관계자에 따르면, '미르4' 서버는 27일 기준 아시아 46개, 북매 27개, 유럽 11개, 남미 12개에 인도에서도 정식 서비스를 개시해 총 97개다.
연이은 글로벌 성과에 투자자들의 관심도 몰렸다. 코스닥에서 지난달 26일 종가 기준 3만 5860원이었던 위메이드 주가는 이달 들어 2배 이상인 최고 8만 8100원까지 올랐으며 27일 67400원으로 마무리했다.
'미르4'가 세계의 관심을 받는 이유로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점이 꼽히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게임 속에서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기능을 바탕으로 '페이 투 언(Pay to Earn)' 열풍을 일으킨 '엑시 인피니티'와 비교하는 이들도 있다.
'엑시 인피니티'는 베트남 스카이 메이비스(Sky Mavis)가 개발한 수집형 카드 게임으로, 현재 가장 히트한 블록체인 게임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제프 절린(Jeff Zirlin) 스카이 메이비스 공동 창립자에 따르면, 엑시 인피니티는 2018년 론칭한 이래 올 상반기까지 7억 달러(822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엑시 인피니티가 블록체인 시스템 위에 게임을 얹은 형태라면, 미르4는 게임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얹은 형태로 볼 수 있다"며 "과정은 다르지만 게임 이용자들이 몰리며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것이 다시 게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났다는 점은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암호화폐로만 놓고 보면 미르4의 '위믹스'는 아직 엑시 인피니티에 비하면 부족하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코인마켓캡에 의하면, 27일 기준 '위믹스'의 시가 총액은 2200억 원, 일일 거래량은 652억 원으로 엑시 인피니티의 시총 4729억 원, 일일 거래량 3653억 원에 비해 시총은 절반, 거래량은 18% 수준이다.
'미르4'가 국내에선 블록체인 게임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또한 걸림돌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내 재화를 현금으로 환급하는 기능이 사행성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소셜 카지노 등과 마찬가지로 게임물 관리 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에 대한 국내 규제 역시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5일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을 실시, 가상자산 거래소가 자체 코인이나 관계사 코인을 자사 플랫폼에 상장하는 것을 금지했다.
위메이드는 국내 2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최대주주 '비덴트'에 약 800억 원을 투자했고,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지난 10일 '비덴트' 사내 이사로 선임됐다. 위메이드 측은 지난 7월 "법적 검토 결과 위메이드와 빗썸은 '특수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으나, 규제 강화 등으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위믹스의 빗썸 상장 폐지에 관한 논의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위메이드가 대응할 시간은 충분하고, 이미 '비키' 등 다른 거래소에도 위믹스가 상장된 만큼 차분히 지켜봐도 괜찮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