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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IP 활용 신작 게임, '모바일 전성시대' 넘어 콘솔 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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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IP 활용 신작 게임, '모바일 전성시대' 넘어 콘솔 시장으로

넥슨, NC, 스마게, 라인게임즈 등 연달아 '신작 콘솔 출시' 발표
국산 IP 활용 신작, 모바일 넘어 콘솔까지..."해외 공략 위한 포석"

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위)와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X' 이미지.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위)와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X' 이미지. 사진=각 사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집중하던 국내 게임사들이 유명 IP를 활용한 리마스터·후속작의 새로운 타겟으로 콘솔 시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넥슨은 소니 대표 콘솔기기 플레이스테이션(PS) 발표 행사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에서 내년 출시 예정 신작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새로운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국내에서 17년 동안 꾸준한 인기를 자랑해온 '크레이지 레이싱: 카트라이더'의 정식 후속작이다.
중견 게임사 스마일게이트 역시 지난 8월 독일에서 개최한 글로벌 게임 행사 '게임스컴'에서 신작 '크로스파이어X'를 선보였다. 중국 시장 흥행에 힘입어 14년 동안 서비스를 진행해온 '크로스파이어'의 후속작으로, 온라인 게임이었던 전작과 달리 엑스박스 등 콘솔 시장을 핵심 타겟으로 하고 있다.

PC와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집중해오던 엔씨소프트(NC) 역시 콘솔 시장에 눈독들이고 있다. 4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리니지W'를 PC, 모바일 뿐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 등에 동시 발매, 크로스 플랫폼 플레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출시 20년을 넘긴 고전 게임들도 '새 옷'을 입을 예정이다. 라인게임즈는 1996년 작 '창세기전 2'의 리마스터작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우리게임즈는 2001년 작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의 후속작 '화이트데이 2: 거짓말하는 꽃'을 내년 상반기 안에 콘솔 게임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IP를 활용한 국산 신작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집중해왔다. '리니지', '블레이드 앤 소울', '바람의 나라', '뮤', '미르의 전설', '검은 사막' 등 수많은 유명 IP들이 리마스터, 후속작 형태로 모바일 환경에 출시돼 오랜 기간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다.

세계 3대 콘솔기기들의 모습. 왼쪽부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X', 닌텐도 '스위치 OLED 모델'.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3대 콘솔기기들의 모습. 왼쪽부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X', 닌텐도 '스위치 OLED 모델'. 사진=각 사

게임업계가 콘솔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은 그만큼 국내에서도 콘솔 게이머들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최근 '리마스터 열풍'을 이끌고 있는 블리자드 '디아블로 2: 레저렉션' 역시 스위치, PS 등 콘솔로 즐기는 인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발표한 '2021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터지기 전인 2018년까지 전체 게임 이용자 중 콘솔 기기를 가진 게이머의 비율은 15.4%였으나, 이듬해 20.3%로 약 31.8% 증가했다.

국내 업체들의 숙원인 '해외 진출' 면에서도 콘솔 게임 시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시장 분석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비디오 게임 시장 전체에서 콘솔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24%를 차지한 PC게임보다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주요 해외 시장이었던 중국이 판호 통제, 게임 규제 강화 등으로 문을 닫아걸었다"며 "콘솔 게임은 미국, 유럽, 일본 등 다양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콘진원이 발간한 2020 게임 백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콘솔 시장의 규모는 60억 달러(6조 5160억 원) 수준으로, 미국이 점유율 30.8%로 1위에 올랐다. 영국(11.4%), 프랑스(8.8%), 일본(8.6%) 등이 그 뒤를 따랐으며, 한국은 1.3%로 9위를 기록했다.

국산 게임 IP들이 연달아 콘솔 시장 도전을 앞둔 가운데 한국 게임식 비즈니스 모델(BM)이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가를 지불하고 게임을 이용하는 것에 익숙한 콘솔 게이머들에게 부분 유료화, 확률형 아이템 등 온라인 게임에서 자주 활용되는 BM을 적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계도 스토리·캐릭터·역사성 면에서 모자름이 없는 IP를 여럿 보유하고 있으나, 적어도 콘솔 게임 시장에선 도전자의 위치에 있다"며 "돈 버는 곳을 늘린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단 개발 역량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할 때"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