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오미크론 확진이 확인된 국가는 발생지로 알려진 아프리카 보츠와나와 인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외하고도 영국, 이탈리아, 호주, 이스라엘, 홍콩 등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국가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아프리카 이외의 국가들은 주로 남아공, 모잠비크, 말라위 등 아프리카 지역을 다녀온 사람에서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됐다. 남아공에서 최초 확진자가 공식 확인된 지난 9일 이후 불과 18일만에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까지 확산된 셈이다.
오미크론은 인체 세포에 달라붙는 부분인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서 32개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우세종인 '델타' 변이보다 2배 가량 많은 돌연변이 수이다.
이 때문에 기존 백신의 효과를 무력화시키고 면역체계를 우회해 감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27일(현지시간) 남아공 신규 확진자수는 최근 2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고 신규 확진자의 대부분인 82%는 보츠와나와 가까운 남아공 북동부 가우텡州에서 나왔다.
남아공 과학자들은 신규 확진의 최대 90% 정도가 오미크론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정도 전파력을 갖춘 바이러스라면 변이가 확산되는 것은 결국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을 델타 변이와 같은 '우려변이'로 분류했다. 우려변이는 기존보다 전파력이나 치명률이 높아질 우려가 있어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인 바이러스에 대해 적용된다.
전파력이 코로나 변이들 중 가장 강하다는 데에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는 모습이나, '치명률'에 대해서는 아직 좀더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 많아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오미크론'의 존재를 처음 알린 남아공의사협회장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오미크론의 증상이 특이하긴 하지만 가볍다(mild)"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쿠체 박사는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중 미각이나 후각 상실을 경험한 감염자는 없었고 피로 증상도 경미했다"며 "다만 기저질환을 가진 노인에게는 여전히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28일 0시부터 오미크론 발생국과 인접국인 ▲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아프리카 8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내렸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