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재단은 상담사들의 노숙농성이 이어지자 해당 사안에 대해 이사회 이후 협의할 것이며 이를 서면으로 남기겠다고 노조 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사회 직후 재단은 입장을 바꿔 협의는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 27일 노조는 서울 마포구 재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단 이사회가 열리는 29일까지 노숙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힌바 있다.
재단은 상담사와의 처음 계약 조건에 '인건비는 서울시 생활임금 이상으로 하겠다'고 직접 명시했다. 하지만 2019년 공개입찰과정에서와 올해 연장계약에서 '기본급 인상률을 3% 내외로 한다'고 바꿔버렸다. 수탁업체인 ‘한국코퍼레이션’에 도급비를 충분히 지급하지 않아 해당 계약 내용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또한 교통비와 중식비를 실제로 지급하지 않았으며 인센티브 지급 역시 근무태도, 실적, 테스트 등으로 매달 평가해 0원에서 24만 원을 차등해 지급했다. 때문에 상담사들의 임금은 인센티브에 명절상여금 등을 포함해도 생활임금보다 최대 19만 원이나 적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정규직 전환 요구는 아예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서울시는 재단에 “민간 고용은 타당치 않다”며 상담사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재단 측은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제반요건이 마련되는 대로 정규직 전환을 논의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논의는 재단 측의 시간끌기로 1년이 지나도록 첫단추 조차 꿰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상담사들은 코로나19로 노동강도가 증가했음에도 연차나 휴가 등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재단 측의 갑작스런 침묵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재단 측은 29일 노숙농성 직후 연차와 저임금 문제에 대해 “기존 경력과, 연차 및 휴가 등을 협의 내용에 반영하겠다. 원한다면 서면으로 남길 수 있다”고 전달했다. 해당 사안에 대해 타결 의지를 밝힌 것.
다만 정규직 전환 건에 대해서는 “부담이 너무 심해 쉽게 확답할 수 없다. 내부회의를 해야 한다”며 이사회 이후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이날 이사회는 1일 주철수 전 신한은행 부행장의 이사장 임명후 열린 첫 이사회였다.
그러나 재단은 이사회 이후 오후 4시 20분 경 노조 측에 정규직 전환과 도급비 인상 등에 대해 합의할 수 없다고 알방적으로 통보했다. 현 시점까지도 재단은 노조 측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노조 측은 29일부터 30일까지 추가 농성을 진행했으며, 향후 계획 도 계속 논의 중이다.
김민정 지부장은 “지금 당장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는 게 아니다. 어떤 식으로 해결해 나갈지 논의라도 하자는 건데 그리 힘든가”라며 “지금이라도 정규직 전환 계획을 노조와 논의하고 문서로 약속해 달라. 서울신용보증재단의 구성원인 우리를 얼마나 더 비참하게 만들려고 하는가”라고 토로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