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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현 게임학회장 "게임계 2K, 3N에 비하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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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현 게임학회장 "게임계 2K, 3N에 비하면 멀었다"

개발력·퍼블리싱 역량 면에서 비교 불가
3N도 '확률형 아이템'만으론 안심 못해
신규 게임 IP 적극 발굴해 미래 대비해야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
"2K(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가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을 따라잡으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열린 '제11대 한국게임학회 출범식에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국내 게임계를 평가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게임학회를 이끌며 여러 한국 게임계에 가감없는 비판을 제기해왔다. 그는 25일 열린 출범식에서 중국 판호 문제에 정부와 업계가 적극 나설 것을 주장하고, 게임을 중독 물질로 모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한데 이어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거래소(KRX)는 지난 25일, K-뉴딜지수가 한 달 동안 변화한 양상을 발표하며 주요 상장사의 주가를 짚었다. KRX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한 달 사이 34.35%, 카카오게임즈는 20%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26일 코스피 종가 기준 27만6500원에 거래됐다. 위정현 학회장은 "코스피 상장가인 49만원은 물론, 그 절반인 25만원도 과대평가라고 생각한다"며 "크래프톤은 3N만큼의 개발력·퍼블리싱 역량을 아직 보여주지 못했으며, 이는 2K로 함께 언급되는 카카오게임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위 학회장은 엔씨소프트(NC) 대표작 '리니지'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리니지 IP는 리니지2·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 등 여러차례 성공작을 만들어왔다"며 "반면 크래프톤이나 카카오게임즈는 특정 IP로 여러차례 성공을 거두는 사례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크래프톤의 지난해 11월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에 대해 "원작 '펍지: 배틀그라운드'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그래픽 업데이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금자탑을 쌓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몇몇 개발자들의 열정이 만들어낸 단일 게임의 성공으로 봐야한다"며 "크래프톤이란 기업 전체의 성과로 보기 위해선 치밀한 계획과 퍼블리싱·마케팅을 바탕으로 다양한 성취를 꾸준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크래프톤(위)와 카카오게임즈 로고.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크래프톤(위)와 카카오게임즈 로고. 사진=각 사

◇ 확률형 아이템 BM '종말' 다가올 것...게임사 모두 '신규 IP 발굴'에 힘써야

위정현 학회장은 확률형 아이템 등 논란에 대해 "엔씨소프트(NC)를 필두로한 3N이 책임져야 한다"고 여러차례 발표하는 등 '3N 저격수'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확률형 아이템에만 매출을 기대는 3N 역시 갈 길이 멀다"며 "어디까지나 2K가 3N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것일 뿐"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NC도 결국 '리니지' 우려먹기를 반복하고 있을 뿐 신규 IP 발굴 면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넥슨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넷마블은 최근 소셜 카지노사 스핀엑스나 게임과 무관한 코웨이까지 인수했는데,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 게임과는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재원을 확보하는 '캐시카우'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위 학회장은 한국 게임계에 만연한 확률형 아이템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BM)에 언젠가는 한계가 올 것이라며, 한국 게임사가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월 정액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들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687억달러에 MS에 인수된 것이 한국 게임계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위 학회장은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적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크게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MS가 엑스박스라는 플랫폼, 다양한 게임 IP를 보유했다는 점을 결코 가볍게 봐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MS의 향후 목표가 콘솔·PC·모바일 등 기기간 장벽을 뛰어넘는 메타버스라고 설명한 그는 "이러한 비전이 실제로 이뤄지고 월 정액제 서비스가 게임계의 핵심 BM으로 자리잡는 다면,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하는 한국 게임계는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 게임계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안으로 위 학회장은 '새로운 IP'를 제시했다. 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닌텐도 같은 대형 IP 홀더들도 새로운 IP 발굴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게임계 전체가 코로나 유행으로 부흥기를 맞은 지금, 새로운 IP를 발굴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