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인간들이 활동 범위를 넓혀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가상한 일이나, 이들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자주 활용되는 "나이를 먹고 은퇴하거나 사건 사고에 연루돼 이미지가 실추되는 실제 인간 연예인과 달리 휴먼 리스크로부터 자유롭다"라는 문구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미디어 업체 오프비트의 크리스토퍼 트레버스 이사는 "가상 인간 사업의 원조는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라고 말했다. 보컬로이드는 일본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 출시된 음원 합성 소프트웨어로, 모델 캐릭터를 활용한 홀로그램 콘서트 분야를 개척해 '가상 인간'과 일정부분 통하는 면이 있다.
가상 인간은 본질적으로 캐릭터다. 캐릭터가 오래 살아남으려면 연예인들처럼 꾸준한 커뮤니케이션과 브랜딩,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지 못한 캐릭터는 상품성을 다하고 잊혀지거나 여러 논란에 휘말린 끝에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기업들이 가상 인간을 실제 인간 연예인과 구분해 자신만의 입지를 얻고자 노력하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인간을 모델로 해서 인간이 만들어낸 캐릭터란 사실을 부정해선 안된다. 필요 이상으로 인간과 선을 그으려 한다면 대중의 역반응을 일으킬 것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