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마트폰 애플이 중국에 몰려 있는 생산기지를 인도와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의 다른 지역으로 다변화하기 위해 관련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일부 외신의 보도로 드러난 바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데 대해 예상보다 긴 고강도 봉쇄조치가 내려지는 것을 보면서 생산기지 다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결과다. <관련기사: 상하이 봉쇄에 놀란 애플 '생산기지 脫중국화' 나서 https://news.g-enews.com/article/Global-Biz/2022/05/2022052214434565729a1f309431_1?md=20220522151026_S>
◇중국내 일부 아아패드 생산라인, 베트남으로 이전
이런 가운데 애플은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일뿐 아니라 PC(매킨토시), 태블릿PC(아이패드), 웨어러블기기(애플 워치) 등의 분야에서 전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기업이란 점에서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먼저 탈중국화 대상에 오를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이하 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중국발 공급망 수급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플이 가장 먼저 선택한 제품은 아이패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아시아는 애플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상하이발 공급망 불안 위험을 줄이고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의 여파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에 두고 있는 아이패드 생산라인 가운데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애플은 베트남에서 이미 애플의 휴대용 음악 재생기기인 아이팟을 생산하고 있는 점이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으며 아이패드 생산공장이 베트남으로 이전되면 아이패드 매출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애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내 애플 아이패드 공장의 베트남 이전 계획은 지난 2020년부터 애플의 제휴업체로 아이패드를 생산해온 중국의 전자제품위탁생산기업 비야디(BYD)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금명간 베트남의 생산라인에서 소량의 아이패드가 생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애플은 지난해 1월부터 아이패드 생산라인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베트남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계획을 보류한 바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애플이 지난해 전세계로 수출한 아이패드는 총 5800만대로 이 가운데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됐.
◇애플, 협력업체들에 “부품 생산 확대” 주문
또 닛케이이아시아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내 아이패드 공장의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방안 외에 인쇄회로기판, 기계 및 전자부품을 비롯해 애플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에게도 생산량을 늘릴 것을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출시될 예정인 아이폰 신제품을 위시해 아이패드, 에어팟, 맥북 등에 적용되는 반도체 등 필수 부품이 향후 몇 달간 모자라는 일이 없도록 미리 조치할 것을 관련 협력업체들에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리스크로 공급망이 언제 어떻게 경색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해당하는 협력업체들은 주로 코로나 봉쇄령이 내려진 상하이시와 그 주변에 몰려 있다.
그러나 이같은 요청을 받은 애플 협력업체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아는 보도했다.
애플의 말만 믿고 앞으로 있을지 모를 리스크에 대비해 생산물량이나 재고 부품을 늘리게 될 경우 애플의 예상과 달리 관련 제품의 매출이 떨어지거나 애플이 모든 부품을 소진하지 않을 경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