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기부여왕’으로 부상해 주목 받고 있는 매켄지 스콧을 저격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콧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을 창업한 세계적인 부호 제프 베조스와 이혼한 뒤 1년이 흐른 지난 2020년부터 베조스로부터 자신을 세계적인 부호로 만들 정도로 많은 위자료를 넘겨받은 것에 그치지 않고 위자료의 상당부분을 기록적인 자선사업에 쾌척해 글로벌 자선 사업계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다.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투자전문매체 더스트리트 등 외신에 따르면 스콧으로부터 직접 피해를 당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머스크가 스콧을 폄훼하고 나선 이유는 스콧이 전 남편에 대한 개인적으로 지닌 반감 때문에 민주당을 비롯한 여러 단체에 기부행위를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고 이 때문에 자신에게도 불똥이 튀고 있다고 믿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과 머스크의 불편한 관계
머스크를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 트위터 사용자는 지난달 31일 올린 트윗에서 “민주당 소속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물론 머스크 개인에 대해서도 열렬한 지지를 보냈는데 요즘 민주당과 머스크의 관계는 불편해보이는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달라졌는지 궁금하다”며 머스크에게 공개질의를 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댓글을 올려 “어떤 정당의 주요 인사들이 계속 나를, 테슬라를, 스페이스X를 공격하는데 그 정당을 내가 지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난 개인적으로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를 지지했고 바로 최근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를 찍은 사람”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공화당을 앞으로 지지하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에 있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해석됐다.
실제로는 머스크는 그동안 민주당을 찍어왔지만 오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를 비롯해 앞으로는 공화당을 지지하겠다고 최근 선언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머스크 “베조스에 대한 원한으로 기부활동”
이 트윗은 머스크가 왜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거두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으로서는 별 문제가 없어 보였으나 더 이목을 끈 것은 매켄지 스콧을 언급한 대목이었다.
다른 트위터 사용자가 스콧이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총 465개 단체에 무려 38억 달러(약 4조7600억 원) 넘게 기부해 이목을 끌고 있다는 내용이 CNN방송의 보도를 트위터에 올리자 여기에 댓글을 달면서 스콧을 직접 거명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댓글에서 “스콧은 전 남편을 많이 좋아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크게 틀리지 않는 이야기일 것 같다”면서 “둘 사이의 싸움에 엉뚱한 사람들이 엮이는 바람에 피해를 보는 불행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민주당의 진보성향 정치인들이 스콧의 전 남편인 베조스는 물론 머스크 CEO까지 싸잡아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으로 비판하는 배경에는 스콧이 기부하는 대상에 민주당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머스크는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트윗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정치인들이 최근 12개월 사이에 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변했는데 이는 스콧이 민주당에 기부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 “스콧이 기부하는 단체는 주로 전 남편을 비판하는 입장인 곳들”이라면서 “베조스에 대한 앙심을 품고 기부행위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콧은 지난 2019년 베조스와 25년간의 결혼생활을 청산한 뒤 합의금 명목으로 베조스가 보유한 아마존 지분의 4분의 1을 넘겨받아 세계적인 부호의 반열에 올랐지만 이혼 직후부터 왕성한 기부활동을 벌여 화제의 인물이 됐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스콧의 순자산은 436억 달러(약 54조6000억 원) 수준으로 여성 부호들만 따졌을 때 세계 4위에 올라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콧이 현재까지 1253개 각종 단체에 기부한 금액은 125억 달러(약 15조6500억 원)에 달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