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게임학회 기자간담회에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메타버스·P2E(Play to Earn)·중국 출판심사번호·게임중독 등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위 학회장은 "보건복지부는 내년까지 질병코드를 도입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나, 질병코드를 발행하는 주체는 통계청인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공대위(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를 중심으로 질병코드 도입에 적극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정현 학회장은 게임중독 관련 논란 외에도 판호 문제에 관해서도 "단순히 게임계의 상업적 문제가 아닌 한국과 중국 사이 불공정 교역 문제"라며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빗장을 걸어잠근 반면 한국 시장은 중국 게임계에 전면 개방돼있다"며 "일부 중국 게임사들이 제멋대로 날뛰고 이 과정에서 한국 소비자들만 일방적으로 피해를 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교부 관계자와 면담 중에 세계무역기구(WTO)에 공정무역 관련 제소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는데 관계자가 미소를 지으며 '그것은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이라고 응답하더라"며 "정부가 산업 현안에는 관심이 없고 타 부처에 떠넘기기에만 급급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 12일 님블뉴런 '이터널 리턴' 모바일판에 내자 판호를 발급했다. 위 학회장은 "중국 정부가 한국 콘텐츠를 무조건 막으려던 모습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면서도 "미국, 일본 등 해외 게임들은 연 수십개씩 판호를 받고 있음을 생각하면 아직 한참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판호 문제의 해결을 위한 골든타임은 2020년 12월 '서머너즈 워'가 판호를 받았던 직후였지만 이미 한참 시기가 지났다"며 "게임사는 꾸준한 신작으로 이용자 반응을 테스트하며 시장을 파악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 한국 게임업계는 판호에 가로막혀 중국 시장 변화에 무지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대표 게임사 텐센트의 한국 지사 텐센트 코리아는 지난 19일 한국게임산업협회에 이사사로 등재됐다. 위 학회장은 "게임업계에 있어 중국과 한국 사이의 불공정 거래가 이어지고 있음을 생각하면 옳지 못한 선택이었다"며 "게임산업협회는 한국 게임사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기관인 만큼 가입에 관해 유보하거나 일반 회원사로 받아들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체부는 이달 1일 게임산업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등 기관과 넥슨·넷마블·스마일게이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등 게임사 대표들을 모아 게임업계 소통 간담회를 개최했다.
위 학회장은 "박보균 장관은 당시 '게임은 문화'라거나 '블록체인 게임은 신기술과 사행성이라는 양면성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등 추상적이고 거시적인 담론에 머물렀다"며 "산업 현안에 대해 전혀 몰라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연달아 "게임계 관계자들이 모인 간담회가 개최됐다는 것은 높이 평가한다"며 "문체부가 전체적으로 게임계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는 자세를 갖추는 한편 이후 비슷한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