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즐거움을 느끼는 일 중 하나가 우리의 음식문화이다. 다양하고 청결하면서도 풍부한 반찬, 거기에 맛 또한 제몫을 다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이제까지 먹어왔던 음식과는 다르게 다양한 양념뿐만 아니라 발효된 음식들이 자연으로부터 전달해주는 독특한 향미는 세계 최고의 셰프들로 부터도 찬사를 받고 있다. 발효과정에서 미생물들이 제공해주는 부분은 어떤 셰프도 만들어 낼 수 없는 맛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 중에 하나는 최근 음식점을 가면서 발견한 일인데 고기를 굽는 종업원들이 끼고 있는 장갑의 위생문제다. 고무장갑을 끼고 일하면 누구나 청결할 것이라고 예상을 하지만 바쁜 상황에서 그들이 만지고 있는 다양한 종류들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고기를 구우면서 가위나 집게를 다루었던 손으로 카운터에 가서 현금과 카드를 만지고 다시 주방에 들어가서 이것저것을 만지고 국물이 있는 접시를 만지고 국물이 묻어 있는 손으로 또 다시 앞 접시를 나누어준다.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오염원을 이리 저리 옮겨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위생적으로 운영하는 음식점들은 그렇지 않지만 손님이 북적거리며 일손이 달리는 식당들은 그런 경우가 흔하다.
우리나라의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하여 비행기까지 타고 온 그들에게 바빠서 미안하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식품위생의 안전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지속되어야 하는 일이다. 그러한 노력에 대한 가치를 손님들로부터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법과 규제를 통해서 이를 관리하기 보다는 과거 우리가 깨끗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하여 스스로 펼쳐졌던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처럼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세심한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청결함을 유지하려는 모든 노력들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식품안전과 기쁨을 전달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