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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식품위생을 최우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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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식품위생을 최우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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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최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문화나 시설운영에 대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중에서도 공중 화장실의 청결함은 선진국조차 이루지 못한 것이기에 더욱 놀라워한다. 호텔수준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그들이 이루지 못한 꿈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공항시설의 편리함은 한국에 대한 첫인상부터 바꾸어 놓아 대한민국을 방문한 것이 참으로 잘 한 선택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시내 거리를 돌아다니며 그들이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이렇게 깨끗한 곳이었나를 연발한다. 과거 86아시안 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거치고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깨끗한 한국의 이미지를 보여주자는 시민의식이 축적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깨끗한 한국은 비단 외국인 뿐만 아니라 내국인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심어주게 되어 이를 지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들 생각한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즐거움을 느끼는 일 중 하나가 우리의 음식문화이다. 다양하고 청결하면서도 풍부한 반찬, 거기에 맛 또한 제몫을 다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이제까지 먹어왔던 음식과는 다르게 다양한 양념뿐만 아니라 발효된 음식들이 자연으로부터 전달해주는 독특한 향미는 세계 최고의 셰프들로 부터도 찬사를 받고 있다. 발효과정에서 미생물들이 제공해주는 부분은 어떤 셰프도 만들어 낼 수 없는 맛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우가 갖는 독특한 마블링은 자신들의 나라에서 먹어왔던 소고기와는 근본적으로 맛의 차이가 뚜렷하여 탄성을 금치 못하고들 있다. 왜 자신들의 나라에서는 이런 소고기를 만들어내지 못할까 한탄을 한다. 우리가 초음파 시설을 이용하여 매주 확인을 해가며 사료량과 배합비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이와 같은 노력 때문에 우수한 품질의 한우 소고기를 제공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 중에 하나는 최근 음식점을 가면서 발견한 일인데 고기를 굽는 종업원들이 끼고 있는 장갑의 위생문제다. 고무장갑을 끼고 일하면 누구나 청결할 것이라고 예상을 하지만 바쁜 상황에서 그들이 만지고 있는 다양한 종류들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고기를 구우면서 가위나 집게를 다루었던 손으로 카운터에 가서 현금과 카드를 만지고 다시 주방에 들어가서 이것저것을 만지고 국물이 있는 접시를 만지고 국물이 묻어 있는 손으로 또 다시 앞 접시를 나누어준다.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오염원을 이리 저리 옮겨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위생적으로 운영하는 음식점들은 그렇지 않지만 손님이 북적거리며 일손이 달리는 식당들은 그런 경우가 흔하다.
과거 '자랑스러운 한국음식점'을 선정하기 위하여 유명한 음식점들과 호텔주방을 돌아다니며 손님들이 앉는 곳과는 달리 주방의 위생 상태는 매우 불결한 곳들이 많음을 발견하였다. 깨끗하게 관리를 못하는 이유는 너무 바쁘고 일손이 달리기 때문이라는 변명뿐이다. 그것으로 불결한 위생이 대변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하여 비행기까지 타고 온 그들에게 바빠서 미안하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식품위생의 안전은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지속되어야 하는 일이다. 그러한 노력에 대한 가치를 손님들로부터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법과 규제를 통해서 이를 관리하기 보다는 과거 우리가 깨끗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하여 스스로 펼쳐졌던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처럼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세심한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청결함을 유지하려는 모든 노력들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식품안전과 기쁨을 전달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