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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트위터 인수 초장부터 '펠로시 테러'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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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트위터 인수 초장부터 '펠로시 테러' 설화

트위터의 새 총수가 되자마자 설화에 휘말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CNN이미지 확대보기
트위터의 새 총수가 되자마자 설화에 휘말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CNN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막 인수 작업을 마친 글로벌 소셜미디어가 초장부터 미국 사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로 내세운 ‘표현의 자유’가 시험대에 오른 데 이어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 대한 테러 사건을 놓고 설화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좌와 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여론이 소통되는 공간으로 트위터를 혁신하겠다는 그의 공언과는 다르게 그가 스스로 펠로시 테러 사건과 관련해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트위터를 개혁해 극단적인 국론 분열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그의 포부와는 정반대로 그 자신이 가짜뉴스 논란의 중심에 서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머스크 “펠로시 피격 사건, 다른 이유 있을 수도”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9일 올린 트윗(왼쪽)과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30일(현지시간) 이에 반박하는 취지로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9일 올린 트윗(왼쪽)과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30일(현지시간) 이에 반박하는 취지로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30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가 일으킨 사달은 펠로시 테러 사건과 관련한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주장을 반박하며 이날 올린 트윗에서 비롯됐다.

그가 올린 내용은 “겉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이번 사건의 배경에 있을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는 것.

클린턴이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펠로시 하원의장의 샌프란시스코 소재 자택에 지난 28일 침입해 남편 폴 펠로시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데이비브 드파페와 관련해 “공화당과 공화당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자들이 이제는 버젓이 혐오주의를 퍼뜨리고 비정상적인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을 경우 부통령, 하원의장, 상원 임시의장, 국무부 장관 순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하도록 정하고 있다.

드파페가 극우분자일 가능성이 크며 공화당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주장을 제기한 셈이다. 실제로 미국 유력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클린턴의 이 같은 주장을 소개하면서 드파페가 극우 논리에 기반한 음로론을 퍼뜨린 전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드파페가 극우인사라는 클린턴의 주장을 반박하는 취지로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가짜뉴스를 유통시키기로 악명이 높은 극우매체로 알려진 ‘산타모니카옵서버’라는 온라인 매체의 기사를 인용한 데서 비롯됐다.

이 매체는 문제의 테러가 발생하기 전 펠로시 의장의 남편이 남성 매춘부를 집으로 불러들였고 술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피격을 당한 펠로시 의장의 남편이 동성연애자였고 문란한 사생활을 즐겼다고 주장한 셈이다.

◇머스크, 논란 커지자 문제의 트윗 삭제


펠로시 테러 사건의 용의자 데이비드 드파페. 사진=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펠로시 테러 사건의 용의자 데이비드 드파페. 사진=유튜브


머스크가 클린턴의 주장을 사실상 반박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즉시 CNN이 ‘트위터의 새 주인이 된 머스크가 펠로시 테러 사건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하다’는 제목으로, NBC뉴스가 ‘머스크가 근거 없는 음모론을 주장하다’는 제목으로, 악시오스가 ‘머스크, 가짜뉴스 트위터에 올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는 등 상당수 미국 언론이 머스크의 음모론적 반박을 비판하는 보도를 쏟아내면서 논란이 들불처럼 번졌다.

NBC뉴스는 “가짜뉴스 전문 미디어 비평 웹사이트 미디어바이어스/팩트체크는 산타모니카옵서버를 출처가 의심스러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매체로 분류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이 매체는 클린턴이 이미 지난 2001년 일어난 9‧11사태 당시 사망했으며 현재의 클린턴은 그와 똑같이 생긴 대역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더 코너에 몰린 이유는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머스크가 30일 늦은 시각에 문제의 글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장에 자신이 있었다면 글을 삭제했을 리가 없다는 것.

CNN은 “머스크 자신이 콘텐츠 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켜 보수 진영의 목소리를 억누르는 방식으로 게시물을 관리해 왔다는 비판이 제기된 종래의 콘텐츠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겠다는 약속을 해놓은 상황에서 이 같은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