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트위터, 1위 소셜미디어" 시험대 오른 머스크의 '신뢰도'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초점] "트위터, 1위 소셜미디어" 시험대 오른 머스크의 '신뢰도'

일론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는 글로벌 경제계를 대표하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널리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어느 쪽으로 튈지 알 수 없는 럭비공처럼 행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기업인으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 세계 최강 1인 미디어로서 성역 없는 좌충우돌 발언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심지어 최근에는 기업인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러시아의 침공으로 벌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재안을 제시한 데 이어 중국의 무력 도발 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나름의 출구전략을 제시해 역풍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트위터 인수를 완료한 뒤 트위터 광고주들이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런 점 때문만은 아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좌우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공론의 장으로 혁신하고 가짜계정을 퇴출시키는 행보에 팔을 걷어붙였으나 혐오성 글이나 가짜뉴스가 다시 범람해 기업 이미지를 홍보하는 광고를 주로 내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 같은 콘텐츠 옆에 광고를 싣는 것이 불편해질 수 있어서다.

머스크 이전에 트위터에 기반한 최고의 인플루언서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까지 가짜뉴스 논란으로 영구 중단시킬 정도로 가짜뉴스에 강력히 대응해온 트위터에서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계기로 가짜뉴스가 범람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

온라인 광고는 트위터 매출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머스크 입장에서도 광고주의 움직임은 최대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처럼 민감한 상황에서 자신의 신뢰도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할 수 있는 발언을 머스크가 해 다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트위터 광고주들이 염려하는 가짜뉴스를 머스크 자신이 오히려 조장했다는 거센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머스크 “추천 트래픽 기준 트위터, 소셜미디어 업계 1위”


일론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올린 문제의 트윗.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올린 문제의 트윗. 사진=트위터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는 자신의 인수를 계기로 트위터 사용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를 비롯한 일부 미국 매체에서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트위터를 사용하는 사람의 계정이 크게 감소했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에 자극을 받은 측면도 있어 보인다.

트위터의 최근 ‘수익화 가능한 일간 활성 사용자(mDAU)’ 추이 그래프까지 제시하며 트위터 이용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트위터에서 팔로어들을 대상으로 ‘머스크 이후의 트위터’에 대한 생각을 묻는 즉석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여 압도적인 지지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13일(이하 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머스크가 전날 올린 트윗에서 언급한 내용은 내용 측면에서나 향후 파장 측면에서 경우가 크게 다르다는 지적이다.

머스크가 한 문제의 발언은 “지금까지 트위터만큼 온라인에서 네티즌의 클릭을 가장 많이 유발한 곳은 없었다”는 것. 그는 “트위터를 통해 다른 웹사이트나 앱으로 연결되는 추천 트래픽의 양은 어마어마한 규모”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추천 트래픽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도 트위터가 소셜미디어 업계 1위라는 주장인 셈이다.

소셜미디어의 경우 추천 트래픽이란 온라인 검색을 통해 특정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의 게시물에 포함된 링크를 통해 다른 웹사이트로 유입되는 방문자로 유발되는 트래픽을 말한다.

추천 트래픽이 많으면 광고 효과가 그만큼 크기 때문에 광고 단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온라인 검색에서 더 쉽게 노출되게 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소셜미디어 입장에서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팩트체크 해보니 ‘페이스북 74.13% vs 트위터 7.73%’

소셜미디어 전문 조사업체 데이터리포털이 집계한 글로벌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의 추천 트래픽 현황. 사진=데이터리포털이미지 확대보기
소셜미디어 전문 조사업체 데이터리포털이 집계한 글로벌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의 추천 트래픽 현황. 사진=데이터리포털


이 발언에서 문제가 된 것은 ‘트위터의 추천 트래픽이 소셜미디어 업계에서 최고’라는 대목.

명백히 사실과 거리가 먼 주장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 트윗이 올라가자마자 거세게 반발하는 트윗이 쏟아진 데서도 확인된다. 추천 트래픽이 가장 많은 곳은 소셜미디어 업계 1위 페이스북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이 같은 사실을 놓고 머스크가 사실상 가짜뉴스에 해당하는 잘못된 주장을 내놓으면서 가짜뉴스를 잡겠다더니 오히려 본인이 가짜뉴스를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마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상당수의 트위터 사용자들이 머스크의 발언에 대해 팩트체크에 나선 가운데 ‘톰 코츠’라는 트위터 사용자가 올린 팩트체크 글이 가장 큰 이목을 끌었다.

트위터 프로필에 따르면 톰 코츠는 영국 BBC방송, 인터넷 포털 야후 등에서 상품개발 업무에 종사한 인물로 소셜미디어 전문 조사업체 데이터리포털의 집계 자료를 근거로 머스크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가 인용한 데이터리포털의 지난 1월 기준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에서 인터넷 사이트로 유입된 추천 트래픽을 비교한 결과 페이스북이 74.13%를 차지해 압도적인 으뜸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한 수치다.

반면 트위터는 전년 동기 대비 33.8% 급감한 7.73%를 기록해 머스크의 주장처럼 업계 1위가 아니라 페이스북과는 비교가 어려운 수준으로 나타났다.

트위터 출신 IT 전문가도 머스크의 주장에 대한 반박에 가세했다.

트위터에서 5년간 근무했고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관한 전문서적을 2권 펴낸 이력이 있다는 ‘클레어 디아즈-오티즈’라는 이름의 이 트위터 사용자는 “머스크의 주장은 100% 허위”라면서 “트위터에서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추천 트래픽에서 트위터는 페이스북과 현격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추천 트래픽에 기대어 운영되는 기업과는 거리가 멀고 마케팅을 비롯한 다른 강점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기업”이라며 이같이 반박했다.

문제의 트윗은 지금은 볼 수 없다. 머스크가 삭제했기 때문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