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치솟는 자동차 할부금리···신차계약 '급브레이크'

글로벌이코노믹

금융

공유
2

치솟는 자동차 할부금리···신차계약 '급브레이크'

계약 취소 소비자들 늘어 금리 7.3~10.6% 고공행진
카드사들, 혜택 축소 가속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갖고 싶었던 자동차를 계약한 A씨는 출고 시기가 다가올수록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자동차 할부 금리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신차 계약을 취소하기로 했다는 글들을 보면서 자신도 높은 금리로 인한 할부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된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카드사들의 자동차 할부 금리가 치솟으면서 신차 계약을 취소하거나 출고 시기를 앞두고 고민하는 소비자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해 업황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고객의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디마케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들어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 부담 또한 가중될 전망이다.
17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에 따르면 당일 기준 5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롯데·우리·하나카드)의 자동차 할부 금리는 7.3~10.6%(현대자동차 그랜저·현금구매 비율 20%·할부기간 36개월 기준)로 나타났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카드가 7.4~10.6%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 ▲신한카드 7.8~9.7% ▲롯데카드 8.7% ▲하나카드 7.3~7.8% ▲삼성카드 7.8%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 까지만도 2~3%대였던 자동차할부 금리는 지난해 말 6~7%까지 오르다가 새해 들어 10%대까지 치솟았다. 1년 사이 3배나 넘게 급증한 것이다.

이처럼 자동차 할부 금리가 급등한 데는 채권시장 안정화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은행의 예·적금처럼 수신기능이 없어 자금의 대부분을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을 발행해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에 레고랜드 사태가 이어지면서 채권시장이 흔들렸다. 이로 인해 여전채 금리 역시 급등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여전채(AA+등급·3년물)의 금리는 4.766%다. 레고랜드 사태가 발발했던 당시 6%를 넘었던 데 비해 안정화 된 추세다. 하지만 지난해(2%대)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수준으로 여전히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크다.

자금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자, 카드사들은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디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소비가 활발해지는 연말에도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하거나 대출 금리 인상, 카드 이용 한도 축소 등으로 고객 수요를 의도적으로 줄였다. 자동차 할부 금리 상승도 일부러 고객이 자사 상품을 이용하지 않게 금리를 끌어올리는 '디마케팅'의 일환이란 분석이다.

카드사들의 긴축 경영으로 車 할부금리가 급등하자 신차 계약을 맺고 기다리던 고객들의 고민도 깊다. 자동차 할부 금리는 계약 시점이 아닌 차량 출고시기 기준으로 적용된다. 때문에 금리 인상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또한 할부 기간이 적게는 2~3년에서 길게는 5년까지 이어지므로 높은 금리에 차를 인수했을 경우 이자 부담이 커진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신차 계약을 취소하기로 했다는 글이나 이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글들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일부 고객의 경우 타던 차를 계속 타야겠다고 하거나 신차 계약 포기 의사를 드러내기도 한다, 차라리 예금을 들겠다는 등의 내용도 눈에 들어 온다. 새차를 구입한다고 가정 시 높은 할부 금리와 새차 출고기간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소비자의 입장에선 난감할 수밖에 없다는 게 차량업계 측 설명이다.

나아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카드사들의 자동차할부금융 금리 인상도 전망된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로 0.25%p 인상한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카드사들이 디마케팅에 본격 나서야 할 만큼 경영환경에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향후에도 얼마간 이같은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비자들의 고민은 계속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