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어닝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4분기 매출을 기록했던 인텔이 팻 겔싱어(Pat Gelsinger) 최고경영자(CEO)의 연봉 25%를 삭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인텔은 매출과 수익의 급격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안정한 경기에 대처하고 투자를 위한 현금을 보존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인텔 측은 반도체 시장 불황을 '유례없는 공급 과잉'이라고 칭하며 단기간에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의 1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며 시장 전망치보다 40% 감소해 30억 달러(약 3조7000억원)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인텔은 성명을 통해 "경기 침체에 대응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함에 따라 2023년 직원 급여와 인센티브 제도를 일부 조정했다. 투자 및 인력을 지원해 변화를 가속화하고 장기 전략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인텔에 대한 헌신과 인내심을 보여주는 직원들에게 감사하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인텔은 이미 지난가을 대규모 정리해고를 발표했다. 정확한 데이터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캘리포니아에서만 약 500명의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 급여를 삭감한 대기업은 인텔만이 아니다.
빅테크 '감원 칼바람'을 비켜간 애플 역시 지난 1월 팀 쿡 최고경영자의 보수를 4900만 달러(약 603억원)로 40% 이상 자진 삭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도 연봉을 2500만 달러(약 308억원)으로 30% 삭감해 인텔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인텔은 연이은 공정 실패 이후 지난 몇 년간 업계에서 입지를 잃고 있다. 경쟁사인 대만반도체(TSMC)는 자체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AMD, NVIDIA 등 많은 칩 업체가 인텔이 아닌 TSMC와 칩 제조 계약을 맺고 있다.
인텔은 애리조나, 오하이오 및 유럽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고 외주 제조업체로서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의 수주를 시도할 예정이다. 겔싱어의 계획에 따라 차세대 칩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